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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슈퍼을' ASML, 한국시장 공략한다

  • 2022.11.15(화) 16:08

2400억 투자 경기도 화성캠퍼스 조성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장비 경쟁력 향상 기대

지난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방문했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 반도체 제조사의 러브콜을 받아 '슈퍼 을(乙)'로 불리기도 한 ASML이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번에 경기도 화성켐퍼스를 건설한 뒤 점차 투자를 확대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화성캠퍼스가 완공되면 반도체 핵심 장비 유지 보수가 국내에서 즉각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기술 경쟁력도 향상될 전망이다.

피터 베닝크 ASML CEO가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시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2400억원 투자해 화성 클러스터 조성

ASML은 15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화성 캠퍼스 기공식'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ASML은 작년 11월 화성시·경기도와 MOU를 맺고, 약 2400억원 규모의 ​화성 캠퍼스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4년 12월 입주가 목표다.

ASML은 반도체 제조기술의 주요 공정인 노광 분야에서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7나노미터(nm)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려면 EUV 장비가 필수인데, ASML은 이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한다.

장비 한대당 2000억원 이상의 고가 장비임에도 연간 생산량이 40~50대 수준에 불과, 반도체 기업들은 치열하게 장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ASML이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 불리는 이유다. 

이번에 조성되는 ASML 화성 캠퍼스에는 재제조센터(LRC),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 익스피리언스 센터(체험관) 등이 마련된다. 주요 시설은 재제조센터다. 재제조는 수명이 다한 부품을 분해·세척·검사·수리해 신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시 만드는 것이다. 재제조센터가 들어서면 해외 이송 없이도 국내에서 보수할 수 있어 삼성전자 등 기존 ASML 장비를 사용하던 기업은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ASML은 화성 캠퍼스 재제조센터에서 국산 수리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10%에서 50%까지 끌어올려 국내 중소업체로의 아웃소싱 비율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네덜란드 본사에서 한국으로 부품 조달하는 대기시간과 물류량을 줄일 수 있고 탄소배출 저감까지도 가능해진다.

피터 베닝크 ASML CEO(최고경영자)는 "재제조센터를 한국에 건설하면 부품을 현지 조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한국 기업에게도 많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 기술 혁신이 빠르게 이뤄져 강건한 협력사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한국에서의 협력 관계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SML은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국내에 장비 제조와 연구개발(R&D) 기반까지 도입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베닝크 CEO는 "기술이 복잡하기 때문에 어느 국가에 진출하든 재제조센터로 시작한다"며 "5~10년이 지나면 제조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한국은 이제 시작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ASML의 경영 방식은 세계 어디서나 제조와 R&D는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장 자신감…JY 친분 과시

ASML은 화성 캠퍼스 조성과 함께 14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현재 ASML코리아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2000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년 내 두 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여기에는 회사의 성장이 시장 성장을 앞서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돼 있다.

베닝크 CEO는 반도체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9% 성장함에 따라 ASML도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현재 매출을 만드는 데까지는 40년이 걸렸지만, 향후 8년 내 올해 대비 2배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ASML은 경기 침체나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베닝크 CEO는 "내년 경기 침체를 전망하고 있지만, 제품 생산 리드 타임이 침체 예상 기간보다 길기 때문에 장비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수출규제 여파에 대해서도 "미국 고객사 중 중국 거래가 어려워진 기업이 있는데 이로 인한 직접 영향은 거의 없다"며 "장비가 통합된 상태에서 출하가 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는 매출의 5%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베닝크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 베닝크 CEO는 "이재용 회장과는 보통 사업 환경에 대한 광범위한 대화를 나누지만, 수년 동안 인연을 쌓아와 개인적인 대화도 나눌 정도로 친밀해졌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EUV 장비 공급을 논의하기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베닝크 CEO간 회동도 곧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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