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연구 개발 체계 개편에 나선다. 기존 완성차 개발 중심의 연구 개발 조직을 각자의 독립적 조직으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이처럼 연구개발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은 전동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CTO 산하에 4개 조직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연구개발조직을 연합체 방식(ATO)으로 개편한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가 연구개발 조직 개편에 나서는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R&D 조직은 CTO(최고 기술 경영자) 산하에 4개 조직으로 나눠지게 된다. 세부적으로는 △TVD 본부 △차량SW담당 △META(Mobility Engineering & Tech Acceleration)담당 △독립형 개발조직(배터리, 로보틱스, 수소연료전지, 상용)·디자인센터 등이다.
TVD 본부는 전동화 모델 등 신차 개발을 종합적으로 수행한다. 제네시스, 다목적 차량을 개발하는 '차량개발1담당'과 중대형 차량을 개발하는 '차량개발2담당'을 산하에 뒀다. 각 담당 밑으로는 차종별 제품개발을 총괄하는 PM 조직과 설계센터, 시험센터를 편성했다.
차량SW담당은 앞으로 현대차·기아의 차량에 적용될 전자아키텍처, 통합제어전략 등을 연구한다. 특히 본사 SDV본부와 포티투닷(42dot)과 협조체계를 갖춰 SDV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4270억원에 포티투닷을 인수한 바 있다.
META 담당은 차세대 혁신 제품 개발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전동화·샤시·바디 분야 선행 신기술 및 기본 성능 육성 조직을 통합했다. 모빌리티기술센터, 차량성능기술센터, 차량아키택처개발센터, 기초소재연구센터도 산하에 뒀다.
배터리, 로보틱스, 수소연료전지, 상용 등 승용 완성차를 제외한 사업 및 디자인센터의 독립적인 연구개발 체제는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조직은 CTO 직속으로 편성했다. 이 센터들은 독립적으로 각 분야를 연구·개발하면서도 필요시 타 담당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처럼 연구개발 개편한 이유
현대차와 기아가 R&D 조직을 재편하는 것은 유연한 연구개발조직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그간 차량 개발 중심으로 중앙집중됐던 연구개발조직을 분산해 스타트업처럼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연구개발조직 개편으로 나뉘어진 센터들은 필요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면서 스타트업처럼 유연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전동화, SDV, PBV 등 미래형 자동차 연구 개발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직개편과 함께 김용화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신임 사장은 연구개발 조직을 총괄하는 CTO로 차량 SW담당돟 겸직하게 된다. 기존 제품통합개발담당이었던 양희원 부사장은 TVD본부장으로 임명됐다. META 담당은 추후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