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폴드5'를 필두로 폴더블폰 대세화에 속도를 낸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갤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20%를 갤럭시Z 시리즈로 채우겠다는 목표다. 특히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는 3대 중 1대를 폴더블로 판매하겠다는 포부까지 내세웠다.
국내 판매 3대 중 1대 '폴더블'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은 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출시한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드5를 앞세워 올해 국내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 3대 중 1대를 폴더블로 판매하겠다"며 "올해 글로벌 갤럭시Z 판매 비중은 전체 갤럭시 플래그십의 2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를 폴더블폰 대세화 달성의 중요 시기로 보고 있다. 노 사장은 "삼성 폴더블 제품은 올해 누적 판매량이 3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올해는 폴더블 대세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폴드5가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성장에 준하는 정도의 성장을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1860만대로, 작년 대비 4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Z플립·폴드4 출시 당시 판매량 목표치였던 1000만대에 약간 못 미친 판매를 기록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올해는 약 1400만대 수준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국은 과거 노트 시리즈에 대한 수용도가 가장 높았을 뿐 아니라, 폴더블 카테고리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갤럭시 폴더블폰 판매는 이미 예전 노트 판매량에 근접했고, 올해는 노트 판매량을 넘어설 전망이다.
노 사장은 "올해는 국내를 포함 많은 국가에서 폴더블 판매 수량이 과거 한 해 동안 판매됐던 갤럭시 노트의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갤럭시 언팩(공개 행사)을 개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 사장은 첫 국내 언팩 개최 이유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의 폴더블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큰 역할을 했다"며 "한국은 폴더블 제품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출발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여러 상징성과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문화·기술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많은 해외 미디어와 인플루언스가 한국을 직접 방문하길 원하는 것을 듣고 한국에서 언팩 개최를 결정했다"며 "현재까지 반응을 봤을 때 한국에서 언팩을 개최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시장 환경, '제품력'으로 이겨낸다
삼성전자가 현재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6.9%로 압도적 1위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최근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을 비롯해 구글까지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처음 카테고리를 만들어 운영할 때는 시장 점유율이 높다가 점차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가 뛰어들면서 점유율이 떨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폴더블 시장 선도자로서 메이저 플레이어의 위상과 위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폴더블 시장 혁신을 선두하겠다는 것은 약속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노 사장의 자신감은 이번 신제품의 완성도에서 비롯됐다. 이날 노 사장은 새롭게 출시한 폴더블 시리즈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새롭게 출시한 갤럭시Z 플립5와 갤럭시Z 폴드5는 5세대를 이어온 폴더블 혁신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서 모두 최고의 혁신을 거뒀다"며 "타협 없는 유연성과 다양한 기능을 갖춰, 혁신적인 폴더블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공개한 갤럭시탭S9 시리즈는 프리미엄 태블릿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업그레이드된 엔터테인먼트와 생산성을 선사할 것"이라며 "갤럭시워치6 시리즈는 원형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고도화된 삼성헬스 서비스로 사용자들에게 더 건강한 내일을 제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초 이번 신제품에서 처음 지원할 것으로 기대됐던 방진 기능에 대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 사장은 "방진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폴더블 특성상 유동성 부품이 많아 방진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며 "처음 폴더블폰을 출시했을 때 방수 기능을 제공하지 못했지만, 추후 삼성전자가 최초로 방수 기능을 적용하며 폴더블폰의 새 기준을 마련한 바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MZ세대·중국시장' 산 넘을까
삼성전자는 이번 폴더블 제품 출시를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의 연령별·지역별 판매·선호도 격차도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갤럭시Z플립5를 통해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겠다는 의지다. 최근 한국갤럽이 스마트폰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8~29세의 아이폰 이용률은 65%로 지난해보다 13%P(포인트) 상승했다.
노 사장은 "갤럭시의 큰 방향성이 글로벌 전 지역의 전 계층으로부터 사랑받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계층에서 선호도가 높고 낮음은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한국 시장은 핵심 기술에 민감하고 IT 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은 특성이 있어 연령별 편차가 큰 것이 사실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발표한 갤럭시Z 플립5는 젊은 층이 좋아할 수 있는 제품군"이라며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핵심 기능과 앱 등을 분석해 최적화를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과제 중 하나인 중국·인도 시장 공략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대 초반에 머물렀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20% 점유율로 1위지만 비보,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격이 매서운 형국이다.
노 사장은 "현재 제품 경쟁력 강화, 로컬 콘텐츠와의 최적화 작업 등 중국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 체력을 보강하는 작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작년 대비 분기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라 경쟁력 강화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투자를 지속하고 판매 채널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말 '중국사업혁신팀'을 새로 신설하고 전사 차원의 중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인도 시장에 대해서는 "인도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에서도 폴더블폰의 성장률이 높은 편"이라며 "인도 시장에 맞는 기능들을 제공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강화해 1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 사장은 "폴더블 카테고리는 스마트폰에 머물지 않고 태블릿, 노트북 등 다른 카테고리로도 확대되며 계속 발전할 것"이라며 "폴더블 카테고리의 선구자로서 많은 원천 기술과 핵심 노하우를 오랜 시간 발전시켜온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폴더블 혁신을 계속 이끌어 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