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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3조 투입'…KCC의 '밑 빠진' 모멘티브

  • 2025.07.17(목) 11:21

[인사이드 스토리]
美실리콘 M&A에 6년간 얼마 썼나보니
HD한국조선해양 EB 발행해 또 자금지원

KCC가 최근 보유 중인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했습니다. KCC는 건축 산업용 자재 등 본 사업도 알짜지만, 장기 주식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죠. '투자 고수' KCC가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을 담보로 한 교환사채를 통해 8828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은 인수합병(M&A) 후유증으로 분석됩니다. 

2019년 인수한 미국의 실리콘 제조업체가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자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교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수혈하게 된 것입니다. KCC 실리콘 업체 인수 이후 자금 지원이 계속 이어지면서 'M&A 딜'은 아직까지 '클로징'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KCC가 지난 6년간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에 얼마를 지원했는지 정리해드립니다.

삼성물산 아닌 HD한국조선해양 EB 발행

지난 3일 KCC는 HD한국조선해양 주식(205만4614주)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주식 교환 권리가 붙은 교환사채 덕에 KCC는 저리(연 1.75%)에 8828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죠. KCC는 2000년부터 HD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 주식을 매입한 장기투자자입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KCC가 보유중인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9.57%를 보유한 '큰 손'이죠. 실제 교환사채의 담보로 활용한 것은 삼성물산이 아닌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이었습니다.

KCC는 교환사채로 마련한 자금 등으로 미국 특수목적법인(MOM Holding Company, 이하 MOM) 유상증자에 1조185억원을 수혈했습니다. 이 특수목적법인은 2019년 KCC가 미국의 실리콘 제조업체(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 이하 모멘티브)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했죠.

KCC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은 MOM은 2019년 일으킨 빚을 갚습니다. 당시 KCC가 채무보증을 섰던 차입금 4억3900만 달러를 이번에 전액 상환하는 것이죠. KCC는 이번 채무 상환으로 연간 이자 비용이 1000억원가량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멘티브에 6년간 3조 투입

KCC의 모멘티브 자금 지원은 M&A가 시작된 2019년부터입니다. KCC는 SJL파트너스, 원익QnC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죠. 당시 KCC는 SJL파트너스와 함께 MOM 지분 45.5%를 6358억원(5억37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아울러 모멘티브의 기존 차입금을 리파이낸싱하기 위해 KB국민은행 등에서 16억7800만달러(2조원)의 인수금융을 냈죠. KCC는 인수금융 중 절반(8억3900만 달러)에 대해 지급보증을 섰습니다. 이중 마지막 남은 지급보증 인수금융 4억3900만 달러를 이번 전환사채로 마련한 자금으로 갚은 것입니다.

2021년 KCC는 MOM 유상증자에 3억6811만달러(3998억원)를 추가 투자합니다. MOM 지분율은 50%+1주에서 60%로 늘었습니다.

MOM은 이 증자대금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합니다. 2020년 KCC는 사내 실리콘 사업부문을 KCC실리콘으로 물적분할했는데, 그 이듬해 MOM 종속회사 모멘티브코리아가 KCC실리콘을 346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KCC가 MOM 증자에 자금을 넣고, MOM은 이 돈으로 KCC로부터 KCC실리콘 등을 인수하는 구조입니다. KCC가 MOM에 넣은 증자대금이 다시 회수되는 구조로, 이 과정에선 KCC의 자금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KCC는 2021년 '엠오엠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지분 49.8%를 3837억원에 인수합니다. 이 사모투자합자회사는 MOM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었죠.

2024년 KCC는 공동투자자였던 SJL파트너스로부터 MOM 잔여지분 40%에 해당하는 의결권부 전환우선주 4만941주를 8079억원에 인수합니다. 인수 5년 이내에 모멘티브가 상장하지 못하면 SJL파트너스가 이 전환우선주를 KCC에 매각할 수 있는 공동매각요구권에 따라서죠.

다만 이 과정에서 KCC는 2021년 지분 49.8%를 인수한 엠오엠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로부터 4020억원을 분배 받게 됩니다. 분배금을 제외하면 실질직인 의결권부 전환우선주 인수대금은 4060억원 정도입니다.

KCC는 지난해 한 번 더 MOM 유상증자에 5578억원을 투입합니다. 이 돈은 KCC가 지급보증을 서고 있는 차입금 모멘티브 차입금 상환에 쓰이죠.

지난 6년간의 거래를 종합해보면 KCC는 모멘티브 인수 이후 지금까지 총 3조18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인수 후 6년간 줄곧 적자

3조원이 투입된 대형 M&A 성적은 어떨까요. 

MOM 매출은 2019년 1조7238억원, 2020년 2조4397억원, 2021년 3조1224억원, 2022년 3조7092억원, 2023년 2조9650억원, 2024년 3조40억원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기순손실은 2019년 5551억원, 2020년 719억원, 2021년 181억원, 2022년 130억원, 2023년 3059억원, 2024년 2188억원 등 손실이 이어지고 있죠. 인수 이후 단 한번도 순이익을 낸 적이 없는 것입니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 이후 실리콘 사업이 전 사업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 하게 됩니다. 실리콘 사업부가 덩치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죠. 값싼 중국 제품에 밀리고, 다우(DOW) 바커(Wacker) 등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은 거의 모든 사업군에 들어가는 산업소재로, 국제 경제 흐름과 같이 움직인다"며 "2022~2023년 중국발 과잉 실리콘 공급이 이뤄지면서 전세계 실리콘 업체가 모두 부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작년부터 업황이 정상되는 단계로, 그 추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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