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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증시 뒤에 도사린 ELS…매물 키울 ‘마지노선’ 논란

  • 2016.01.25(월) 09:31

BoA메릴린치, 8000P 지목…외신들 잇단 제기
국내 7000P 밑돌아야 영향 커질듯 다소 여유

홍콩 HSCEI 지수(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ELS로 인해 H증시 매도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주 아시아 구조화상품이 중국 증시 변동성을 더 키우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지노선으로는 8000포인트가 지목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보다는 넉넉한 7000포인트를 밑돌게 되면 실질적인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200선물에서도 제한적인 매도가 일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 BoA, 8000P서 반대매매 우려 

 

지난주 주요 외신들이 공통적으로 인용한 BoA메릴린치는 "H증시 급락 뒤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구조화 상품이 자리하고 있다"며 "H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매도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윌리엄 챈 아태지역 주식 파생상품 리서치 헤드는 H지수가 8000선을 밑돌게 되면 기존에 구조화상품 발행과 연계된 거래에서 반대매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판 구조화상품을 헤지하기 위해 H지수 관련 선물을 매수했고 대부분 8000선이 기존의 헤지물량을 풀어야 하는 낙인 구간(knock-in)으로 설정됐다는 것. 이를 밑돌 경우 반대매매를 위한 본격적인 선물 매도에 나서게 돼 추가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LS 등 구조화상품을 발행한 금융사는 고객들에게 관련 상품을 팔면서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비슷한 규모의 선물을 미리 매수해두는 방식으로 헤지에 나선다. 그러나 낙인 구간에 진입하게되면 헤지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기존 헤지물량을 매도해 지수 하락 압력을 키우게 된다. 챈 헤드는 특히 한국의 ELS를 언급하면서 H지수와 연계된 ELS 상품 규모가 300억달러(약 36조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앤드류 스코트 소시에떼제너럴 아태지역 전략 헤드도 "정확한 트리거 수준을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만 특정 지수에서 핀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핀 리스크란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옵션 행사가격과 같을 경우 이 옵션을 매도한 거래자의 옵션 행사여부를 예측할 수 없게 되면서 원하지 않는 포지션을 갖게되는 위험을 말한다.

 

핀 리스크는 만기일을 하루이틀 남기고 옵션발행자(매수자)의 손익크기를 크게 급등락시킬 수 있으며 헤지물량 매도에 나서야 하는 지수에 근접할 경우 ELS 발행자들은 핀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된다.

 

BoA메릴린치는 H지수 7000~8000포인트 사이에 136억달러(16조3000억원)의 구조화상품들이 낙인 구간에 들어가고, 6000~7000포인트 사이에서는 168억달러(20조1000억원)가 설정돼 있다고 추정했다.

 

앞서 금융당국에 따르면 홍콩 H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지난 19일 현재 37조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까지 H지수가 8000선 위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2조원 규모가 상환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손해를 보게 된다.

 

◇ 7000P 밑돌면 '부정적'…코스피 쪽은 제한적

 

국내 증권사들도 ELS 낙인 물량이 포진한 지수대를 밑돌 경우 대규모 H지수 선물 매도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수대로는 8000포인트보다는 여유가 있는 7000포인트가 지목된다.

 

25일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000포인트 위의 지수대에서는 롤링효과로 인해 선물 매수가 우세하다"며 "8000포인트에서 발생한 낙인은 홍콩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롤링효과는 잔존기간이 단축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말한다. 선물 가격은 만기가 다가올수록 가격이 오르는 효과가 있는데 7000포인트 밑으로 내려가지 전까지는 이런 효과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7000포인트를 밑돌게 되면 선물 매도가 나타나고 베이시스(현선물 시세 차이)가 악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출현할 수 있으며 H지수와 코스피200으로 구성된 ELS에서 코스피200선물 매도도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도 "현재까지 한국의 ELS 낙인이 H지수 선물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적인 부분에 그친다"며 "H지수 선물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7000포인트 이하에서 실질적으로 부정적인 영향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ELS 낙인 여부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최동환 연구원은 "ELS 잔액에 따른 H지수 선물 전체 매입 규모는 18조원으로 추정되며 7000포인트 이하에서는 1조원씩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H지수는 지난 21일 7835.64포인트(종가기준)까지 밀린 후 22일 반등에 성공하며 8104.98포인트로 되올라온 상태다. 8000포인트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지만 7000포인트까지는 여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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