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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쟤는 되는데 난 왜?' 아리송 특례상장

  • 2019.07.25(목) 11:22

심사 평가기준 일관성 없다는 푸념
거래소 개선 노력에도 초기라 미비

될 것 같았는데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입사를 간절히 원했던 회사에 지원했는데 떨어졌을 때 말입니다. 합격자 명단을 살펴보니 이 사람이 합격하고 나는 떨어졌구나. 잠깐, 쟤는 됐는데 나는 왜 탈락이지?

취업 준비생이라면 이런 억울한 경험 한번쯤 있을 겁니다. 평가 기준이 너무 주관적이고 일관성이 없어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 들 때 말입니다.

요즘 코스닥 시장의 특례 상장 제도를 바라보는 기업 경영자 마음이 이러할 겁니다. 자신의 회사는 충분히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했는데, 심사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의외로 많습니다.

다른 기업은 통과했는데 뭐하나 부족하지 않은 자신의 회사가 무슨 이유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요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핫(Hot)'한 성장성 특례 상장을 놓고 왜 이런 뒷말이 나오는지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우선 성장성 특례 상장은 지난 2017년 1월에 도입된 제도입니다. 상장 주관 증권사가 해당 기업의 성장성이 높다고 한국거래소에 추천하면 간소한 심사를 거치게 해주는 겁니다. 기업 입사로 비유하면 공채가 아닌 특채 모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바이오기업 셀리버리가 이른바 '성장성 추천 특례 1호'로 상장하면서 관심이 고조됐습니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서울 상암동에 있는 셀리버리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성장성 추천 특례상장의 특징은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도 상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집중 육성시키겠다는 취지입니다. 책임은 상장 주관사가 집니다.

최근에는 다양해진 코스닥 상장 방식에 힘입어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집단지성에 기반한 번역 플랫폼을 내건 플리토가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타이틀로 코스닥에 데뷔하기도 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캐리와장난감친구들'로 유명한 콘텐츠 기업 캐리소프트와 바이오 기업 올리패스도 특례 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성장성 특례 상장에 대한 기업과 투자 업체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벤처캐피탈 업체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절호의 찬스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망 기업 사이에서도 멀게만 느껴진 증시 상장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높아진 기대감 만큼이나 고배를 마신 이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일부에선 거래소의 심사 과정에서 주관적 의견이 반영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A라는 제조사는 올 들어 성장성 특례를 시도했는데요. 주관에 나선 증권사는 장래성이 충분하다고 봤으나 거래소 의견은 달랐습니다. 기술이 훌륭한 건 인정하지만 수익 창출로 이어질 지 두고볼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합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특례 제도가 수익이 나지 않아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인데 매출 여부로 심사를 결정짓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차라리 거래소 차원에서 업종별 객관적 상장 요건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 잡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거래소는 제도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 들어 코스닥 상장규정을 세 번이나 개정했습니다. 업계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는 의지도 충분합니다.

이에 "거래소가 시장 수요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특례 상장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참여자 모두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발씩 발걸음을 내딛는 거래소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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