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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끝자락 브렉시트…증시도 관망 모드

  • 2019.10.21(월) 17:09

21일 브렉시트 합의안 英 의회 재표결
"파급력 작아 영향 미미…시장 선반영"

최근 3년여 간 국내외 증시 변수로 작용했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아직 영국 내 절차가 남아있어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시장은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증시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남은 것은 영국 내 합의 문제

영국 현지시간 21일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 간 체결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재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18일 영국 의회가 해당 안건을 부결시킨 이후 정부가 추진하고 있지만 의회가 동일 회기·동일 안건 원칙을 들어 표결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재표결에서 해당 안건이 비준될 경우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년 4개월 동안 이어져 온 브렉시트가 비로소 해결 국면을 맞게 된다. 하지만 집권당 의석수가 표결에 필요한 의석 과반수에 못 미치는 데다 연립 야당 측 공세가 만만치 않아 시장 내 의견이 분분하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의회가 이미 합의한 내용을 번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CNN과 뉴욕타임즈 등은 마지막 협의 과정이 남아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집권 여당이 정치 역량을 발휘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영국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달 말 브렉시트 강행을 강력하게 시사한 데 이어 도미닉 라브 외무 장관은 지난 주말 BBC 인터뷰에 출연해 표결에 따른 의석수를 이미 확보해 표결 절차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U 측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미지수다. 원래 브렉시트는 이달 31일 실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국 내 합의가 의회 부결로 무산되면서 EU 측에 실행 자체를 내년 1월로 미뤄달라는 요청을 보낸 상황이다. 브렉시트 실행 전에 국내 여론을 정리하자는 계획이지만 EU 측이 영국 정부 요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알 수 없다.

◇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파급력 작을 것"

국내 증권가는 EU 각국 정상들이 지난주 영국 정부 안에 합의한 것을 들어 큰 위기는 지나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영국 국내 정치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의회 부결이 토요일에 이뤄진 탓에 미국 유럽 증시 향방은 알 수 없지만 아시아 증시에서 기대감이 묻어난다.

21일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5(0.02%) 상승한 2만6715.22로 장을 시작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본 토픽스지수는 6.61(0.41%) 오른 1628.6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역시 전 거래일 대비 3.60(0.17%) 상승한 2064.29로 마쳤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브렉시트 파급 효과가 크지 않다는 데 입을 모은다. 과거 브렉시트 여파로 세계 증시가 급락하며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EU 측과 합의가 이뤄진 만큼 시장에 기대심리와 위험요소가 적절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김형렬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경중으로 따지자면 브렉시트 관련 이슈는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성장저하 등 다른 이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작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받는 영향도 크지 않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시간을 두고 이슈가 어떻게 해결될 지 봐야겠지만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사전 합의없는 브렉시트)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며 "시기가 미뤄진다고 하더라도 수급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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