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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키워드 大이동]①브로커리지→IB

  • 2019.12.06(금) 10:22

수익 다변화에 성공…IB 수익 비중↑
부동산 중심으로 해외 대체투자 딜↑

과거 10년간 증권업계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롤 모델로 증권업 비즈니스 확장을 통한 수익 다변화에 힘써왔다. 올해는 IB 중심의 수익 변화와 핀테크와 결합한 신사업으로 노력이 가시화된 해였다. 증권업계의 큰 변화를 주요 키워드 이동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글로벌 IB는 최근 몇년 간 거래 기반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도 글로벌 IB와 경쟁하기 위해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이자 이익과 투자수익 규모를 확대해왔다.

경기 하강과 시장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 실적이 비교적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은 이를 증명한다. 올해만 보더라도 수탁 수수료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채권 및 기업금융(IB) 부문이 금리하락에 기반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 순이익은 2조7000억원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2조5000억원보다도 8.0% 증가했다. 증권업계 전체 순이익은 2016년 이후 매년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 '수탁 수수료=IB 수수료' 

국내 증권사 수익구조는 과거 수수료 이익, 이 중에서도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탁 수수료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수수료 이익에서도 IB 수수료 비중이 확대되고, 전체 이익도 다양한 분야로 수익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

2009년 증권사 이익 중 수수료 이익 비중이 60%를 상회했지만 최근엔 50%대로 낮아졌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론 47.5%다.

수수료 수익 중에서도 수탁 수수료 비중은 2009년 60%를 웃돌았으나 2019년 상반기 기준 36.0%까지 감소했다. 반면 IB 수수료 비중은 2009년 10.3%에서 36.5%까지 늘어나며 수탁 수수료와 IB 수수료 비중이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맞춰졌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본부장은 "증권사의 수익구조는 더는 수탁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천수답구조가 아니라 금리, 부동산, 해외주식 등 다양한 분야로 진전됐다"며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생결합증권, 대체투자 등과 관련한 수익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 실적은 여전히 금융시장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변동성 또한 높게 나타난다"면서도 "이자 이익과 투자수익 규모가 추세적으로 확대돼 글로벌 IB와 유사한 형태로의 사업구조 진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해외 대체투자 중심 IB 수익 확대

국내 증권업계 IB 수익은 국내외 부동산 관련 딜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 인수주선보다는 인수금융 등 비전통적 인수주선과 부동산 관련 보증·자문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엔 굵직한 해외 대체투자 딜이 나오면서 국내 IB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이 대체투자실 등 조직을 신설하고 공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나이스신평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는 2017 3조7000억원에서 2018년 8조원, 2019년 상반기 13조9000억원까지 급증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9월 미국 5성급 호텔 15곳을 총 58억달러, 한화로 약 6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해외 대체투자로는 국내 금융회사 중 사상 최대 규모 딜을 달성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하나금융투자도 해외 대체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증권사 중 하나다.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복합상업시설인 더 스퀘어를 1조3000억원대로 인수해 재매각 마무리 작업 중이다. 또 5170억원 규모의 프랑스 파리 CBX타워 딜 외에도 여러 굵직한 딜을 성사시키며 대체투자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에도 1조원 가량의 빅딜이 많았다. 미래에셋대우가 1조원가량의 파리 마중가타워 딜을 진행 중이고, NH투자증권이 9700억원 규모의 파리 투어에크호 딜에 2300억원 규모 에쿼티 투자로 참여했다. 삼성증권의 파리크리스탈파크도 9100억원 규모 딜로 현재 셀다운을 거의 완료한 상태다.

국내 증권사 간 함께 지분을 나눠 에쿼티 투자 형태로 참여하는 딜도 대폭 늘었다. 한화투자증권과 삼성SRA운용이 1조5000억원 규모로 인수한 파리 뤼미에르빌딩이 재매각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2년 만에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혁준 본부장은 "금융당국이 2016년 신NCR 전면 적용한 후 대형 증권사가 위탁매매 중심의 단순 영업에서 벗어나 IB 및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며 "수익성은 향상됐지만 과거 대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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