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코로나 이후 금융 서비스 전반에 많은 변화가 초래되면서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무디스는 코로나가 글로벌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무디스는 코로나가 거시 경제와 기업들의 생존방식, 소비자 태도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면서 금융 서비스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저금리가 금융사들의 이자수익을 갉아먹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할 전망이다.
대신 코로나와 같은 갑작스러운 전염병 발생으로 기업 경영과 소비자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봤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온라인 상거래와 비대면 결제를 늘리면서 관련 수요를 증폭시켰고 일하는 형태를 바꾸면서 금융 서비스 회사들도 관련 수혜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다만 이미 구글이나 페이팔, 애플페이 등이 이미 대중화한 상태이기 때문에 금융사들로서는 이들을 복제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로 인해 기업들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무디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이익 추구와 재무적 안정 유지 및 사회적 선행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도록 돼 있지만 과거 금융위기 당시 금융사들이 과도한 지원을 받았고 그러면서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강화되어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많은 은행들이 기업과 가계 영역에서 공적인 자금 조달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고 보험사 역시 코로나와 관련해 '기업 휴업 보험'처럼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보험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휴업 보험은 우연한 사고로 불가피하게 휴업을 하였을 때 발생하는 간접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을 말한다.
자산을 운용하는 곳들 또한 ESG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거나 관련 영역에 대한 고객들의 투자 검토 요구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국부펀드나 연기금 같은 대규모 기관 투자자들이 ESG 투자 법인 설립을 모색하고 투자 수익 개념을 초월해 자산을 운용하는 공익사업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무디스는 이날 또 다른 보고서에서 코로나 여파로 소비수요가 크게 줄면서 세계 무역이 올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무역 의존도가 높은 이머징 국가들이 가장 취약할 수 있으며 그나마 중국의 신규 수출 주문과 산업생산이 바닥을 찍으면서 이머징 아시아 침체를 일부 완화시켜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