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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짠물' 수익률 여전…한 푼이라도 더 불려줄 상품은

  • 2020.10.13(화) 16:08

최초 유형 선택이 중요…안전자산 비중 수익률 확대 저해
실적 배당·인컴형 자산 편입 필요…TDF, 연금 운용 '대세' 

올해도 노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퇴직연금의 짠물 수익률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개선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퇴직연금의 성과를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 쏠림현상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저수익 구간을 탈피하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초저금리 환경에서 다양한 분산투자를 통해 준수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벤치마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실적 배당형 상품 및 인컴형 자산 투자 비중 확대, 타깃데이트펀드(TDF) 활용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Pixabay

◇ DB or DC…선택이 우선

퇴직연금의 유형은 크게 확정 급여형(DB)와 확정 기여형(DC)으로 나뉜다. 여기에 근로자가 자신의 사비를 추가적으로 적립해 운용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있지만 운용 방식을 놓고 봤을 때 큰 틀에서 두 종류로 나눠볼 수 있다. 

DB형은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 연수를 곱해 지급액을 확정한다. 예를 들어 모 회사 부장의 퇴직 전 석달 평균 월급이 700만원이고 20년 근무했다면 퇴직금은 1억4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즉, 이 시스템은 승진 기회가 많으면서 급여 인상률이 높은 회사에 다니는 근로자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연봉 인상 빈도가 높은 만큼 안정적으로 운용해도 종국에 받아가는 퇴직금은 DC형 보다 많기 때문이다.

DC형은 말 그대로 가입자 본인의 기여가 포함된 시스템이다. 회사(사용자)가 매년 금융회사에 위탁하는 일정 비율(12분의 1 이상)의 퇴직 자금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구조다. 

따라서 DC형의 경우 DB형과 다르게 승진 및 급여 인상 기회가 적은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에게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가 위탁하는 자금이 적은 만큼 직접적인 직접적인 운용을 통해 부족한 금액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운용 주체가 근로자인 만큼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한 책임도 본인에게 귀속된다. DB형의 경우 운용에 대한 권리를 회사가 갖기 때문에 이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회사의 몫이 된다.

구조적으로 두 유형이 차이가 큰 만큼 퇴직 연금의 활용 계획 및 목적 등을 정확히 파악해 계좌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진선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반인들에게 퇴직적립액은 인생에서 중요한 목돈인 만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노후생활의 수준이 달라질 수도 있다"며 "DB형이냐 DC형이냐에 대한 선택은 활용과 목적을 분명히 하면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조한 수익률…그 원인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2.25%를 기록했다. 상품 유형별로 보면 DB형의 경우 운용 수익률이 1.86%를 나타냈고, DC는 2.83%, IRP의 수익률은 2.99%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11.31%를 기록해 퇴직연금보다 월등히 앞선 성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퇴직연금이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실적 배당형 상품에 대한 투자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적립된 퇴직연금 221조2000억원 중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린 돈은 전체 금액의 89.60%에 달하는 198조2000억원 이었지만 실적 배당형에는 10.40% 수준인 23조48억원 가량이 유입되는데 그쳤다.

◇ '노후자금' 한 푼이라도 더 벌려면

따라서 퇴직연금의 수익률 빈곤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전략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데 특히, 실적 배당형 상품의 비중을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019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전체 운용기금의 47.70%에 달하는 351조2126억원을 채권에, 40.60% 상당인 298조7060억원을 주식, 11.50%에 해당하는 84조3000억원을 대체투자 부문에 각각 배분해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 전체 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실적 배당형 상품에 분산해 기금을 굴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투자 성향에 따라 리츠와 같은 인컴형 자산 추가도 고려해볼 만하다. 리츠와 인컴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금리가 0% 대로 내려간 현재 이를 상회하는 배당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절세 효과도 노려볼 만하다. 현행 배당 수익에 대한 세율은 15.40% 인데 퇴직연금을 통해 투자할 경우 연금 수령할 때 이를 납부할 수 있는 '과세이연'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연금소득세율의 경우 3.30~5.50%에 불과해 '저율과세' 혜택 또한 자동적으로 적용된다.       

지 연구원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연 4~6%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은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다"며 "리츠는 발생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어 4~6%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에 익숙하지 않을 경우 TDF를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TDF란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로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자동 조정해주는 펀드를 말한다.

이 펀드의 특징은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를 활용한 운용이다. 글라이드 패스는 항공기가 연착륙하는 것처럼 자산비율을 나이 때에 맞춰 적절하게 관리해주는 것을 뜻한다.

즉, 은퇴 시점 대비 기간이 많이 남았을 경우 실적 배당형 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시점이 가까워 올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려나간다고 보면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 TDF 평균 수익률은 9.75%로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의 4배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굵직굵직한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펀드 시장 전체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도 TDF에는 올해만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며 설정액이 3조원을 넘어서는 등 노후자금을 운용을 위한 대세 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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