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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한 증시에 불 붙인 'NFT'…'성냥불'로 끝나나

  • 2021.11.23(화) 15:19

NFT 관련주 최근 줄줄이 하락
실체 없는 주가 상승 주의해야

몇 달째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박스피'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 오랜만에 '핫한' 테마가 등장했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업종의 주가 상승을 이끈 '대체불가능토큰(NFT)'이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활황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카카오게임즈와 디어유가 10%가량 하락하는 등 NFT 관련주로 꼽힌 종목이 최근 상승폭을 반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련주 대부분이 NFT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급등했던 만큼 증권가에서는 주가 상승 과열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래픽=유상연기자 prtsy201@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지난 22일 전 거래일 대비 3.54% 하락한 1629.54에 거래를 마쳤다. 게임 대장주인 크래프톤(-4.8%)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9.77%), 데브시스터즈(-15.01%), 웹젠(-9.08%)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구성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게임주들은 최근 들어 너 나 할 것 없이 NFT 열풍에 올라타면서 증시의 주인공 역할을 해왔다. 게임 업체 중 NFT 관련 사업 계획을 밝히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이에 KRX 게임 K-뉴딜지수는 한 달간 20%가 넘는 상승폭을 보였다. 그러나 며칠 새 최근의 상승분을 다소 반납하는 모습이다. 

게임주가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나홀로 질주하던 위메이드도 이날 주가가 크게 꺾였다. 위메이드는 이날 전일 대비 16.09% 떨어진 19만8700원으로 마감하면서 시가총액이 6조원 대로 떨어졌다. 위메이드의 시가총액은 지난 8월 NFT 기술을 적용해 플레이 투 언 모델을 도입한 '미르4'를 출시하면서 최근 석달 새 6배가량 늘어나 7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또 다른 NFT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엔터테인먼트 업종도 최근 상승 탄력이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엔터 업종은 최근 K-콘텐츠 열풍에다 NFT를 활용한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강세를 보였다. NFT 기술을 활용하면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디지털 콘텐츠를 원본으로 소유할 수 있어서다.

엔터 업종의 대장주로 꼽히는 하이브는 22일 전일 대비 2.37% 내린 39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면서 5%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도 3거래일 간 각각 12%, 9%씩 하락했고, 디어유는 15%가 넘게 빠지면서 낙폭이 가장 컸다.

이들은 모두 앞서 NFT 관련 사업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하이브는 지난 4일 블록체인 업체 두나무와 합작법인를 설립해 아티스트의 지적재산권(IP)과 NFT를 결합한다고 발표했다.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NFT로 만들어 판매하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발표 이후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발표 직전인 지난 3일 이후 2주 만에 20%가량 상승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NFT 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히면서 강세를 보여왔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NFT 사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월 두나무와 NFT 플랫폼 사업을 위한 신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하이브와 같은 방식으로 NFT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디어유는 공모가 대비 세배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고, JYP엔터테인먼트도 한 달 만에 30%에 가까이 오른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NFT 관련주 대부분이 NFT에 대한 사업 계획 발표만으로 주가가 급등한 터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견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NFT와 관련한 주가 급등은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테마성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다"며 "NFT가 새로운 기술로서 성장 잠재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NFT로 인한 실적 개선이 나타나는 기업이 일부에 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NFT와 플레이 투 언 방식의 게임 출시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국내 게임사들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며 "게임주들의 가치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옥석 가리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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