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엔 중소형 증권사들의 순이익 규모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이 와중에 전 사업 부문에서 호조를 보인 하이투자증권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위 자리를 지켰고, 교보증권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하이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모두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섰다.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는 물론 작년 3분기 대비로도 순이익이 줄면서 올해 내내 실적이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고, 지난 1분기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으로 압도적인 성과를 낸 유안타증권도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IBK투자증권은 하위권에 머물긴 했지만 올해 내내 꾸준히 순이익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2개 분기 연속 1위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11위에서 20위권에 속한 중소형 증권사의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3232억원 수준으로 직전 분기 3441억원보다 6.5%가량 감소했다. 지난 1분기 4466억원과 비교하면 38.2%나 줄었다.
올해 2분기까지는 동학개미 효과로 리테일 부문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지만, 3분기 들어 조정 국면이 길어지면서 주춤했다.
개별 증권사별로는 하이투자증권이 두 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이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3분기 순이익은 450억원 규모로 작년 3분기보다 17.1% 늘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29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7.9%나 증가했다.
투자은행(IB)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주력 사업분야에서 고른 성적을 거두면서 효자 역할을 했다. 지난 3분기 IB와 PF에서 올린 순영업수익은 200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0.1%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가양 자동차 매매단지 PF 등을 비롯해 하나리치업 제2호·제3호 리츠 공모 및 석경의료재단 한도병원 인수금융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SK렌터카와 현대삼호중공업 등 공모채 인수단에도 참여하는 등 IB 부문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장외파생 및 자기자본투자(PI) 등 고유재산 운용 부문에서 평가 이익이 급증했다. 상품 운용 사업에서 올린 순영업수익은 69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7% 넘게 증가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3분기 411억원의 순이익으로 순위를 두 단계나 끌어올리면서 하이투자증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 신규 딜을 포함해 다수의 금융자문을 따낸 IB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돋보였고, 세일즈&트레이딩(S&T)과 자산관리(WM) 등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IB부문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63% 늘었다"면서 "주거와 비주거, 물류센터, 도시개발 사업 등 부동산 개발 신규 딜의 진행과 금융자문 등을 통해 영업력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같은 기간 브로커리지 실적도 111% 증가했다"면서 올해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 출시, 미국 주식 적립식 자동 매수 기능 탑재로 신규 고객 유치가 활발히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BNK와 IBK는 꾸준한 성장세
중위권에서는 BNK투자증권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과 함께 매 분기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BNK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작년보다 128.5% 급증한 312억원을 기록하면서 10개사 가운데 중앙에 위치했다.
BNK투자증권의 올해 분기 순이익은 1분기 315억원에서 2분기 306억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3분기에 다시 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순위도 1분기 7위에서 2분기 6위 3분기 5위로 한 계단 씩 높아지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수수료 수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3분기 증권상품 등 수탁수수료 수익은 3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7%가량 늘었고, 인수 및 주선 수수료도 24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PF 등 수수료 수익 증가와 유가증권 관련 수익 확대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으로 1위에 올랐던 유안타증권은 순이익 규모가 점진적으로 줄면서 순위도 밀려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3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넘게 급감한 384억원에 그치면서 주춤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이미 지난해 전체 순익 규모를 넘어섰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1분기 49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매 분기 이익 규모가 줄면서 성장세가 빠르게 꺾이고 있다. 금융 및 파생상품 평가 손익이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4000억원 이상 줄어든 게 뼈아팠다. 금융상품은 18.7%, 파생상품의 경우 40.6%나 이익이 급감했다.
하위 그룹에서는 IBK투자증권이 올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순이익은 292억원 규모로 작년보다 10% 가까이 줄었지만 올해 들어선 분기별 순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
WM과 IB부문의 선전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 지난 3분기 IB사업 부문의 영업수익은 13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증가했다. WM 영업수익 역시 증 부진에도 2%가량 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인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자산관리 및 IB 부문 수익 확대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