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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정점?'...한풀 꺾인 물가에 날개 단 미국증시

  • 2022.11.12(토) 09:22

[서학개미 브리핑]
물가 한풀 꺾이자 코로나19 이후 최대 상승
테슬라, 트위터 리스크에 '발목'…2년래 최저

미국 증시가 모처럼 환호했다. 10월 소비자물가 지표를 통해 급등하던 물가가 한 풀 꺾인 것이 확인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봇·Pivot) 기대감이 일며 증시를 움직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여름에도 반등 이후 다시 급락장으로 돌아선 전례를 시장은 기억하고 있다. 신중론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서학개미들의 '원픽' 테슬라는 트위터 리스크가 계속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 이후 또 회사 주식을 대거 팔면서 주가는 약 2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7%대 CPI, 2월 이후 처음…뉴욕 3대지수 '급등'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힘은 대단했다. 지난주 초반 중간선거 불확실성과 가상화폐 폭락에 휘청였던 뉴욕증시는 CPI 결과에 날개를 단 듯 급등세를 펼쳤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전장보다 3.70%(1201.43포인트) 오른 3만3715.37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54%(207.80포인트) 뛴 3956.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35%(760.97포인트) 폭등한 1만1114.15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들 3대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본격화된 지난 2020년 봄 약세장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보여줬다. 다우 지수는 2020년 5월 이후,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같은 해 4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증시를 환호하게 한 10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7.7% 오른 것으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인 7.9%를 밑돌았다. 지난달 8.2%에서 7%대로 내려온 것으로, 물가상승률이 7%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2월(7.9%)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상승폭은 올해 1월 기록한 7.5% 이후 가장 낮다.

이 같은 수치는 결국 연준의 피봇 가능성, 즉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실제 미국의 금리인상 예측치를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달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전일 56.8%에서 하루 새 85.4%로 급상승했다. 반면 '5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 확률은 43.2%에서 14.6%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7%대 물가 상승률도 결코 작은 수치는 아니다. 시장의 기대가 너무 앞서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미국 증시는 지난 7월 말에도 반등세를 보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긴축 경고에 다시 급락한 바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주거비 상승 영향이 잔존하고 서비스 중심의 견고한 소비가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물가의 대폭적인 안정을 기대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0월 CPI 결과는 반가운 소식이나 연준이 안심하기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며 "내달 빅스텝 가능성은 커졌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준 위원의 발언도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더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유럽경제금융센터 행사에서 “한달 치 데이터만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의) 승리와 거리가 멀다"며 "금리 인상 중단은 전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200달러 하회' 테슬라, 트위터·자동차 둔화 리스크

테슬라의 트위터 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줄곧 매도 폭탄을 맞아 온 테슬라는 결국 지난주 주당 20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집중하며 본업에 대한 관심을 분산하고 있는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테슬라의 핵심사업인 자동차 부문에서 실적 둔화가 나타나면서 이 같은 분석이 더욱 부각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7.17%(13.71달러) 하락한 177.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저점을 새로 쓴 것은 물론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11월23일(173.95달러) 이후 약 2년 만의 최저치다. 이튿날 CPI 호재로 7% 반짝 반등했지만, 여전히 200달러를 밑돈다.

폭락의 방아쇠를 당긴 건 머스크의 회사 주식 매각 소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달 들어 테슬라 주식 1950만주를 매각했다. 금액으로는 약 40억달러어치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더스코어·베리티에 따르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은 최근 19.7%까지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440억달러에 달하는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추가 매도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본업인 자동차부문의 실적 둔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3분기 판매 대수와 실적이 모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 체 여파에 자동차 소비 수요가 빠르게 줄면서 중국에서의 재고일수도 직전분기보다 2배나 증가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판매가격(ASP)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한 데다 강달러에 따른 환율 환산 손실 등으로 대당 매출액이 줄었다"며 "경쟁사 대비로 낮긴 하지만 재고일수가 전분기 4일에서 8일로 상당폭 증가해 글로벌 경기 둔화가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로 인한 구매 수요 둔화와 동시에 강달러에 따른 손실 증가, 경쟁 심화 등은 계속되는 리스크 요인"이라며 "트위터를 44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조달 비용 문제 또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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