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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유통가 연말특수?…월드컵으로 살아날까

  • 2022.11.21(월) 07:20

'조용한 연말' 소비 침체 늪 빠진 유통업계 
월드컵 맞아 조심스럽게 마케팅 행사 시동
'국민적 열기' 소비심리 활성화 '전환점' 기대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다가오는 월드컵에 유통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월드컵이 고물가와 예기치 못한 참사로 얼어붙은 소비시장을 녹일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서 상당한 소비 진작 효과를 냈다. 월드컵의 열기가 소비심리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결과다. 이번 월드컵도 충분히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 '불씨' 살릴까

유통업계는 오는 20일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마케팅 행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프로모션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조심스럽게 행사를 재개하는 분위기다. 응원·관람 상품품은 물론 생필품 할인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30일까지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면서 즐길 수 있는 상품들을 모은 할인 행사를 연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쓱세일+창립기념+월드컵’ 3중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맥주와 삼겹살, 대형TV 등 월드컵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는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편의점도 대목 맞이에 나섰다. 앞서 CU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발탁했다. 손 선수와 고객 참여 프로모션을 펼친다. '흥(興) 나는! 물가안정 기획전' 등이 대표적이다. 치킨 업계도 분주하다. 교촌F&B은 자사앱 주문 고객에 '응원쿠폰팩'을 준다. BBQ는 월드컵 특수를 노린 신메뉴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을 선보였다. TV시청이 늘어나는 만큼 홈쇼핑 업계의 기대도 크다. 주요 경기 시간대인 오후 8시~오전 1시 상품 편성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유통업계는 소비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 91.4보다 2.6p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11월은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이태원 참사로 연말 행사도 취소하면서 침체의 골이 더 깊어졌다. 그래서 유통업계에게 이번 월드컵의 의미는 깊다.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될 수 있다. 

아~! 대·한·민·국!

업계는 월드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한국이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톡톡한 내수 진작 효과가 있었다. 당시 월드컵이 진행됐던 2010년 2분기와 3분기의 민간소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5%, 1.1% 증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당시 16강 진출로 약 7350억원의 추가 민간 소비지출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생산유발효과까지 고려해 총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특히 식음료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스포츠 행사는 업계의 가장 큰 호재다. 응원전 열풍에 치킨·맥주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다. 실제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지난 3월 24일 편의점의 맥주, 안주 등 관련 상품의 판매가 증가했다. 이마트24의 당시 판매데이터에 따르면 전주 같은 날 대비 맥주는 21%, 안주류 17%, 스낵 14% 등 주류와 안주류 매출이 증가했다. 이외에 배달도 늘어나는 만큼 배달앱, 치킨 업계의 호재도 예상된다. 

특히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막하는 첫 월드컵이다. 그동안 참아왔던 스포츠 응원의 열기가 한 번에 뿜어져 나올 수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경기 시간대도 좋다. 1차전인 우루과이전(24일)과 2차전 가나전(28일)은 오후 10시에 열린다. 최종전인 포르투갈전(12월 3일)은 토요일 밤 12시다. 집안은 물론 거리까지 다양한 형태의 응원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변수'는 

물론 변수도 많다. 한국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경제적 효과가 좌우될 수 있다. 저조한 성적이 이어진다면 파급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 실제로 두드러진 '경제적 효과'가 나타났던 경우는 2002(한국), 2010년(남아공) 월드컵 정도에 그친다. 16강 이상의 성적은 거둬야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경기 일정이 길어지면서 관심도가 더욱 집중될 수 있다. 다만 쉬운 일은 아니다. 아직 한국 대표팀이 원정 16강을 달성한 경우는 단 한 차례에 그친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이태원 참사의 여파도 변수다. 아직 국민적으로 애도를 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스포츠 행사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약할 수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로 인원 밀집이 터부시 되는 분위기다. 이는 거리 등 ‘단체 응원’ 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집에서만 관람을 이어가는 조용한 월드컵이 될 수 있다. 열기를 증폭시킬 괄목할 만한 성과가 필요하다. 이마저도 대표팀의 활약에 달린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월드컵은 유통업계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다. 연말은 유통업계가 한 해 성적을 바짝 올리는 기간이다. 특히 월드컵으로 얻을 수 있는 국민들의 만족감과 행복감은 경제적 수치로 환산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성과로 국민의 84%가 '생활이 즐거워졌다'고 답했다. 경제는 심리다. 소비자의 행복감과 만족감은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기폭제와 같다. 유통업계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기대하는 이유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리스크에 예기치 못했던 참사로 리오프닝 상황임에도 소비위축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조용한 연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드컵은 소비 심리 활성화의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큰 만큼 한국 축구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소비 침체 해소에도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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