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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엄습한 긴축 공포…12월 FOMC에 쏠리는 눈

  • 2022.12.10(토) 09:00

[서학개미 브리핑]
신규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 모두 '호조'
'2연속 빅스텝' 가능성에 투자 심리 급랭

미국 증시가 긴축 공포에 휘청인 한 주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공식화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주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호조를 보이면서 스텝이 꼬여버린 탓이다. 

이제 시장의 이목은 내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모인다. 올해 최종 금리 수준과 그에 따른 내년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다만 초강경 긴축론에 다시 힘이 실리면서 투자심리는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탄탄한 경기지표에 힘 잃은 속도 조절론

미국 증시는 이번주 연일 내리막길을 걷다가 막판 반발 매수세로 소폭 올랐다. 고용 등 대표적인 경제지표들이 기존 전망과 다르게 호조를 보이면서 월가에 다시 금리인상 공포가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이번주 첫 거래일인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사흘 연속 오르지 못했다. 이 기간 낙폭은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2.47%, 3.38%에 그쳤지만, S&P500은 6.00%나 됐다. 이튿날 반발 매수세에 3대 지수 모두 소폭 반등은 했지만 지난주 수준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미국 고용시장과 서비스업 부문에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지표들이 나오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사이클을 더욱 오래 가져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된 영향이 컸다. 

실제 지난 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고용 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3000개나 늘어났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만명 증가)를 크게 웃돈 것이다. 11월 미국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6.5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53.7)를 뛰어넘었다. PMI가 50 이상이면 통상 경기가 호조 국면임을 뜻한다. 

연준은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펼치며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3.75%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이처럼 고용이 늘고 노동시장이 과열되면 미국인들의 씀씀이는 줄어들 수 없고 그만큼 물가 잡기는 어려워진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명분이 없어지는 셈이다. 미국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미국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모자라 임금 인플레이션을 부르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인상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가 리더의 발언과 경기침체 시사 보고서도 시장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내년 내내 약한 경제(weak economy)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 아즈하르 이크발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모든 금융 지표들이 침체가 다가오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강조했다. 

12월 '빅스텝' 유력…내년 초까지 이어지나

이런 상황에서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13~14일에 열리는 12월 FOMC 정례회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올해 최종 기준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시간으로는 오는 15일 오전 4시에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일단 이달은 빅스텝이 유력하다. 앞서 지난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에서 모처럼 이달 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은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파월 연준 의장이 앞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강조한 만큼 12월 FOMC에서는 빅스텝 하더라도, 내년에는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밟아 시장 충격을 줄여나갈 것이란 기대가 사그라들고 있어서다. 

미국의 금리인상 예측치를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주까지만 해도 내년 2월 이후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연 4.75%로 보는 시각이 46.1%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지난 7일에는 연 5.00%가 45.5%까지 올라오며 가장 높게 점쳐졌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내년 2월까지 연 5.00%가 되려면 현재 수준(4.00%)에서 연준이 두 차례 연속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 증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는 9월 상단이던 연 4.6%가 5%대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며 "결국 내년 1분기까지도 추가적인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상회한 11월 고용과 서비스업 지수로 연 5.0%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만약 내년 2월 FOMC 이전까지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또 호조를 보인다면 2연속 빅스텝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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