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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IPO시장서 모처럼 존재감…상반기 주관실적 1위

  • 2023.06.08(목) 08:30

핵심인력 이탈에 잦은 조직개편 속 최근 실적부진
올해 상반기 기가비스 딜 완주에 공모실적 단숨 1위
비중 큰 부동산금융…예년수준 완전 회복엔 시간 필요

삼성증권이 기업금융(IB)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 기업공개(IPO)시장 최대어인 반도체 기판 검사업체 기가비스 상장을 단독 주관하면서 단숨에 IPO 주관실적 선두에 오른 것이다. 

앞서 IB 부서 내 핵심인력 이탈과 잦은 교체로 사실상 빚어진 공백이 지난해 관련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최근 이 같은 약진은 이목을 끈다. 다만 IB 전체로는 부동산 금융이 인수·자문 수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예년 수준으로의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그래픽=비즈워치

기가비스 상장에 상반기에만 1307억…증권사 1위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신규 주관 공모금액(스팩·리츠 제외)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삼성증권으로 1307억원을 기록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 3월 금양그린파워를 단독 주관한 데 이어 지아이이노베이션 공동대표주관회사로 나섰다. 

이때까지만 해도 삼성증권의 올해 공모규모는 353억원에 그쳐 업계 '톱5'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판도를 뒤집은 건 최근 상장한 기가비스다. 삼성증권은 공모금액 953억원인 기가비스 단독 주관을 진행하면서 단숨에 IPO 트랙레코드 1위로 올라섰다.

이는 업계 IPO 강자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을 모두 앞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상장한 한주라이트메탈을 공동으로 주관한 데 이어 단독 주관 5건을 따내며 1152억원, 같은 기간 상장을 주관한 4건 모두 단독인 한국투자증권은 1081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그간 IPO 주관 실적 상위권을 쫓던 키움증권(588억원), 한화투자증권(504억원)와 비교해도 700~800억원 웃돌고 있다. 

앞서 9년간 삼성증권의 IB 업무를 이끌던 신원정 전 전무(현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의 계열사 이동 이후 IPO 부문의 잦은 조직개편과 인력 이탈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이라는 평가가 시장에서는 나온다. 

이재현 부문장 체제 속도↑…부동산 금융은 과제

삼성증권은 2021년 말 신원정 전 전무의 인사 발령과 함께 기존 IB사업부를 IPO와 채권발행(DCM) 등 정통 IB를 담당하는 IB1부문과 대체투자·투자금융·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담당하는 IB2 부문으로 나누고 산하에 각각 3개의 본부를 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그러나 IB1 부문은 작년 9월 이재현 전 골드만삭스 PIA 대표를 부문장으로 선임하기까지 10개월가량 대행체제였다. 

특히 IB1부문 내 IPO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1본부의 수장은 임병일 전 본부장(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이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이후 NH투자증권 출신인 유장훈 본부장으로 바뀐 뒤 올해 2월 계약만료로 현재 다시 대행체제다. 그 사이 삼성증권은 기업금융1본부를 캐피탈마켓본부로 바꾸고 IB 솔루션본부를 신설하는 등 1년 만에 다시 IB 조직을 개편했다. 

이러한 잦은 인력이탈과 조직개편에도 그동안 준비해온 IPO 딜들이 올해 차례대로 상장 레이스를 완주하면서 안정궤도에 오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가비스만 하더라도 대표주관계약 체결은 2021년 9월 이뤄졌지만 상장예비심사 신청은 작년 12월에야 들어갔다. 증권신고서 제출 및 효력발생 또한 올해 들어 석달 만에 진행한 일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관 계약만큼 중요한 것은 이후 기업실사와 한국거래소 및 금융감독원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할 증권신고서 작성"이라며 "증권사 IPO 부서의 역량은 사실상 계약 이후 상장예심 통과와 이후 상장 완주 과정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완전한 회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올해 1분기 인수·자문 수수료 수익이 작년 4분기 366억원에서 452억원으로 20% 이상 뛰며 선방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2년간 이 부문 수익은 매 분기 500억원을 거뜬히 넘겨왔기 때문이다. 

부동산 PF 등 구조화금융이 인수·자문 수수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적지 않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박용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주식발행(ECM) 부문은 앞으로도 투자심리 개선 등에 양호할 전망"이라면서도 "그러나 IB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금융 관련 수익의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IB 수익은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로 위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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