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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열기에 '락업' 걸고 물량받는 기관... 오버슈팅은 '머뭇'

  • 2023.08.10(목) 07:00

7월 의무보유확약 상반기보다 10%p 상승
오버슈팅 막히면서 '옥석가리기'도 본격화

공모주 투자가 반짝 열기를 띠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락업) 물량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이후 제출하는 증권신고서부터 새로운 주관사 업무규정을 적용하면서 기관들이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의무보유확약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기업공개(IPO) 주관증권사들은 의무보유확약 신청에 따라 공모주 물량을 차등 배분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에도 관행적으로 상장후 일정기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물량을 더 배정하곤 했지만, 7월부터는 기준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다.

다만 하반기 등장 예정인 대형 공모주에도 기관들이 '락업'을 걸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조 단위 '대어'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탓이다. 더욱이 파두가 상장 직후 공모가를 밑돌면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IPO 투자 열기에 의무보유확약 물량 늘어

비즈워치가 10일 상장공모주의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비중을 조사한 결과, 7월 이후 상장한 15개사들의 기관 의무보유 확약 비중은 평균 34.6%로 집계됐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6개월 9.3%, 3개월 17.4%, 1개월 5.4%, 15일 2.5%다. 

올해 1~6월까지 상장사 의무보유 확약 비율(24.5%)과 비교해 10%포인트가량 뛴 것이다. 기간별로는 6개월 5.7%포인트, 3개월 4.7%포인트, 15일 0.5%포인트 올랐다. 1개월 비중은 0.8%포인트 낮아졌다.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늘어난 건 최근 신규상장종목의 첫날 가격변동폭이 확대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열기를 띤 덕분이다. 시큐센을 시작으로 상장일 가격 상한선이 공모가대비 기존 260%에서 400%로 높아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가격 변동폭이 커지면서 단타를 치려는 투자 수요도 목격됐지만 결국 우량 기업의 물량을 많이 받기 위해선 락업을 걸어 경쟁적으로 물량을 차지하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의무보유확약에 따른 공모주 물량 차등배분 규정이 명문화되면서 기관들은 더 많은 물량을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의무보유확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PO 주관 증권사는 의무보유 확약 기간에 따른 가점 또는 가중치 요소를 가장 높게 설정하거나, 의무보유 확약기간별로 물량을 차등배정을 하는 등 적절한 방식으로 의무보유 확약 물량에 대한 우선 배정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조단위 '대어'까지 열기 이어질지 미지수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형 공모주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높다고 입을 모은다. 두산로보틱스(약 1조5000억원), SGI서울보증보험(3조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3조원) 등이 IPO 1차 관문인 거래소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상장시 모두 시가총액이 1조원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우리돈 '1경'이 넘는 주문 신청이 들어왔던 LG에너지솔루션 등 과거 사례와 달리 지금은 운용자산(AUM)이나 자기자본 이상으로 주문을 넣을 수 없는 점도 기관들이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LG에너지솔루션 사태 이후 뻥튀기 청약을 방지하기 위해 주관사들이 수요예측 시 기관들의 주금납입능력을 확인하도록 했다.

한 증권사 IB 임원은 "기관들의 주문한도가 규제되면서 욕심을 부려 오버슈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특히 최근 시장이 특정 테마에 쏠리면서 소외된 종목들은 증시 하락시 낙폭이 더 커지고 있어 시장 참여자 입장에선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수요예측을 거쳐 1조5000억원의 몸값이 책정된 파두가 상장 직후 약세를 보인 점도 대형 상장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누르는 요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두는 첫 거래일인 7일 공모가를 11% 밑도는 가격으로 거래를 마쳤다. 파두의 주가를 끌어내린 건 오버행(물량부담) 우려였다. 상장 당일 유통가능물량은 상장 예정 주식 중 38.92%에 달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파두 사례를 통해 아무리 대어라도 상장 후 유통물량 규모가 단기 주가를 좌우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 목적이 단순히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인지, 사업 투자인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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