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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질화갈륨 소자 믿고 간다…'시지트로닉스' 코스닥 도전

  • 2023.07.19(수) 06:00

희망공모가 1만8000~2만원…상장 후 유통물량 56.3%
연이은 적자에 2025년 추정 순익으로 공모가격 산정
성장 동력 핵심은 질화갈륨 소자…내년부터 판매 예정

반도체 소자 제조기업 시지트로닉스가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해요. 기술력은 인정받았으나 수익성이 부진한 기업인 만큼 꼼꼼하게 확인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어요.

시지트로닉스 공모 참여를 고민할 독자들을 대신해 [공시줍줍]이 증권신고서 내용을 요약했어요. 시지트로닉스는 어떤 회사인지, 수익성을 어떻게 개선할 건지, 공모가격은 어떻게 정했는지, 다른 투자 유의점은 없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래픽=비즈워치

전·후공정 일괄 양산 체제 갖춘 반도체 소자 제조사

시지트로닉스는 실리콘 소재를 이용한 비메모리반도체용 광·개별소자를 개발하고 생산·판매하는 기업이에요. 특히 핵심 기술인 에피(Epi, 반도체 기판 위에 다른 구조를 가진 반도체 결정막을 도포) 공법을 토대로 여러 종류의 반도체 소자 제조를 위한 전·후공정 일괄 양산 체제(M-FAB)를 갖추고 대부분의 공정을 자체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에요.

주력 제품은 정전기방지(ESD) 소자예요. ESD 소자는 전자기기 내부 회로가 정전기처럼 갑작스러운 과도전압에 노출될 때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호 소자로 모든 전자제품에 사용돼요. 지난해 기준 ESD 소자 매출액은 71억1500만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 49%를 차지하고 있어요.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주요 제품은 전력반도체(Power) 소자로 전년 말 매출 비중의 37.4%를 기록했어요. 회사는 실리콘 소재로 만든 전력반도체 소자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최근 질화갈륨(GaN)을 기반으로 한 소재가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준비하고 있어요.

주변의 광신호를 감지해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센서(Sensor) 소자는 매출 비중의 12.4%를 차지하고 있어요.

실적을 보면 부진한 상황이에요. 지난 2020년 33억9200만원, 2021년 42억3400만원, 2022년 48억47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요.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가 높은 탓으로 보여요. 매출액은 지난 2020년 120억원, 2021년 155억원, 2022년 145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원가는 2020년 138억원, 2021년 170억원, 2022년 165억원이에요.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기술성장특례를 적용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요. 기술평가기관인 SCI평가정보와 이크레더블로부터 각각 BBB, A등급을 받았어요. 다만 환매청구권은 부여되지 않았어요.

미래 먹거리인 질화갈륨 소자 생산시설 확대 위해 공모 도전

시지트로닉스는 구주매출 없이 총 90만주를 신주 발행할 예정이에요. 희망공모가는 1만8000~2만원으로 공모예정금액은 162억~180억원이에요.

시지트로닉스 IPO 개요/그래픽=비즈워치

공모자금 대부분인 12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에요.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소자를 생산하기 위한 건물 및 장비를 구축하려고 해요. 질화갈륨을 소재로 한 소자는 수익성이 높은 데다가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거죠.

이 밖에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기술 및 신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비로 26억원을 활용하고, 인력 채용 등 운영자금으로 14억원을 사용할 예정이에요.

희망공모가격은 반도체 소자 제조사인 광전자, 드림텍, RF머트리얼즈, 파트론 4개사와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해 결정했어요. 4개사의 최근 4개 분기(2022년 2분기~2023년 1분기) 평균 PER은 18.10배로 산출됐어요.

시지트로닉스는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하기 위해 오는 2025년 추정 순익을 활용했어요. 질화갈륨 관련 신규사업의 본격적 매출이 가시화되는 시점인 2025년의 순익을 적용하는 것이 가치 평가에 타당하다는 의견이에요.

회사가 추정한 2025년 순익은 139억3100만원이에요. 다만 실현 가능성을 감안해 연 할인율 20%를 적용했고 최종 주당 평가가액을 3만3651원으로 산출했어요. 최종적으로 40.57~46.51%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공모가를 1만8000~2만원으로 결정했어요.

참고로 2021년 이후 기술성장특례기업의 주당평가액 산출을 위한 평균 할인율은 22.55%이고, 2022년 이후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의 희망공모가 산출 평균 할인율은 24.71~37.07%에요.

상장직후 유통물량 56% 육박

공모가격을 2025년 추정 순이익으로 계산한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이 중요한데요. 회사는 향후 매출액을 질화갈륨 소재 제품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죠. 회사가 현재 주력으로 판매하는 제품인 ESD 소자 가격은 200만~500만원이지만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소자의 가격은 1억2000만~1억5000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상당해요.

따라서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질화갈륨 관련 사업이 중요한데요. 아직 질화갈륨 소재를 사용한 반도체 사업이 개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살펴봐야 해요.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를 질화갈륨 전력반도체로 대체하는 데 있어 기술적 해법과 가격 격차 해소 같은 문제가 있어 상용화가 되지 않은 상황이에요. 상용화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회사 수익성 개선도 뒤처지게 되는 거죠.

또 경쟁이 심화하면 회사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 있어요.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시장이 아직 개화하지 않은 만큼 많은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진입하고 있어요. 이미 DB하이텍, LX세미콘 등 국내 기업도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죠.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상당히 많은 점도 유의해야 해요. 시지트로닉스 상장 후 주식수는 450만6250주인데요. 이 중 56.3%에 달하는 253만8205주가 상장 즉시 시장에 풀려요. 기존주주 및 벤처금융이 보유한 물량이 대부분으로 상장 당일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어요. 특히 상장일 공모가 변동 폭이 늘어난 만큼 더 조심해야 해요.

회사 측 "고부가가치 질화갈륨 소자 주력해 성장할 것"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시지트로닉스 IPO 기자간담회에서 심규환 시지트로닉스 대표가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성준 기자 csj@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시지트로닉스 IPO 기자간담회에서 심규환 대표는 "신규 매출처 확보로 하반기부터 매출이 급증해 내년부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회사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에요.

앞서 설명했듯이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요. 특히 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높아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난 2~3년 수익성이 좋지 못했다"며 "생산시설을 확충했으나 가동률이 30% 수준으로 줄어들며 원가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대만 기업과 계약을 통해 오는 8월부터 센서 소자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공장 가동률도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중반부터는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면서 매출 비중을 차차 늘려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어요.

그는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소자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은 수준으로 DB하이텍, LX세미콘 등 타 기업의 시장 참여에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두 회사는 파운드리 회사로 고객사 요청에 따라 단순히 반도체를 만들지만, 시지트로닉스는 'M-FAB'체제를 갖춰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든 공정을 전개하기 때문이에요.

향후 회사 실적의 관건은 질화갈륨 소재 반도체 소자인데요.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은 단계이고 시장이 발전하지 않으면 이러한 모든 준비가 무의미해질 수 있죠.

심 대표는 "현재 삼성, SK하이닉스,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질화갈륨 사업에 진출을 선언했다"며 "대기업들 다수가 주목하는 사업인 만큼 향후 시장이 발전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어요.

공모 일정 정리

마지막으로 시지트로닉스의 공모 일정을 정리했어요.

7월 18~19일 :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해요.

7월 21일 : 공모가격 확정 공고
-이날 희망공모가격(1만8000~2만원)이 아닌 확정공모가를 발표하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어느 정도 의무보유확약을 했는지도 나와요.

7월 24~25일 : 공모주 청약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해요.

7월 27일 : 공모주 배정 및 환불일
-청약 때 먼저 낸 증거금에서 배정받은 주식 금액을 뺀 나머지 돈을 돌려주는 날이에요.

*독자들의 제보와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공시줍줍의 모든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일 뿐 투자 권유 또는 주식가치 상승 및 하락을 보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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