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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세기의 소송', 배상액 놓고 다시 붙어

  • 2013.11.13(수) 15:12

4억달러 배상액 재산정 공판 개막
배심원단 새로 구성, 신중한 모습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불해야 할 특허침해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는 공판이 미국 법원에서 열렸다.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특허침해 사실을 최대한 부각해 더 많은 배상액을 받아내려 하고, 반대로 삼성은 배상액 규모를 최대한 낮추려는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은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과 관련한 손해배상액 재산정 공판을 열었다. 이번 재판은 삼성과 애플의 특허침해 여부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지난해 배심원 평결에서 나온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는 것이다. 

 

공판 첫날 루시 고 담당 판사는 배심원을 새로 선정하는 절차부터 시작했다. 배심원단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애플에 10억5000만달러를 물어야 한다고 평결했으나 고 판사는 이 가운데 6억4000만달러만 인정하고 나머지 4억1000만달러에 대해서는 새로운 배심원단을 꾸려 다시 재판하기로 결정했었다. 소송 대상 제품 가운데 13개 모델의 손해배상액을 배심원단이 실수로 잘못 계산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에서는 배심원단을 이끄는 배심원장이 애플의 일부 특허를 보유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평결의 신뢰성과 공정성에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날 재판에서는 배심원 선정 작업에 하루를 소모할 정도로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6명의 여성과 2명의 남성이 최종 배심원단으로 선정됐다. 고 판사와 삼성-애플측 변호사들은 배심원 후보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측 변호사는 배심원 가운데 3명을 빼달라고 고 판사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배심원 가운데 한명이 삼성에서 일하다 퇴사한 이와 사촌이기 때문에 삼성에 대해 부정적 편견을 가질 수 있어서다. 고 판사는 이러한 삼성측 요구를 기각했다.

 

이번 재판에서 원고인 애플은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를 최대한 부각하면서 손해배상액 규모를 4억1000만달러와 비슷하거나 더 확대되는 것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손해배상액 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진 것을 강조하면서 규모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양키그룹의 칼 호웨 애널리스트는 "배상액 규모가 줄어들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규모가 확대되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확대될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 판사는 배심원 선정 전에 삼성전자와 애플측 변호사에게 두 회사 CEO들이 참석해 합의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두 회사변호인은 내년 1월8일까지 협상을 위한 제안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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