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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경쟁 아이폰6]①고객은 눈독..이통사는 흥분 왜?

  • 2014.10.30(목) 15:46

SKT·KT로 양분된 아이폰 고객시장
LGU+ 뛰어들어..마케팅 경쟁 가열
단통법 시행과 맞물려 경쟁효과 커

애플의 아이폰6가 오는 31일 국내에 출시된다. 특이한 점은 아이폰 신제품 자체 보다는 이를 판매하는 시장 분위기가 이슈화 되고 있다는 것. 지난 2009년 아이폰3GS가 처음 도입된 이래 지금껏 애플의 판매정책이나 아이폰의 기능이 획기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소비자들은 전보다 더 눈독을 들이는 것 같고, 이동통신 3사는 앞다퉈 아이폰6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불어 국내 제조사들도 이통사의 판매정책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이폰6가 몰고온 분위기 변화, 그 배경이 무엇인지 살펴봤다.[편집자]

 

 

지난 24일 오후 3시경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웹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사전예약을 개시하자 동시에 수 만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KT는 사전예약 개시 30분만에 5만명의 고객이 몰렸고, SK텔레콤은 단 1∼2분만에 1만명의 1차 예약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아이폰을 처음 판매하는 LG유플러스도 예약가입 시작 20분만에 수 만 명이 몰려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는 3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아이폰 이용자의 경우 충성도가 높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300만명 중 상당수 교체수요 희망자들이 이번 예약가입에 몰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는 31일 예고된 공식 출시 행사에서도 아이폰 이용자들이 긴 줄을 서가며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고객들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과 맞물려 추가적인 해석도 낳고 있다. 바로 이통사들의 이례적인 움직임 때문이다. 단통법으로 소비가 위축됐다가 이통사의 파격적 마케팅에 '그렇다면 이번에 아이폰으로 바꿔볼까'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단통법 시행후 마케팅 활동에서 위축을 받거나 스스로 자제해왔다. 그러나 아이폰6 출시를 기점으로 이통사들은 저마다 출고가 인하, 액세서리 공짜 지급, AS 지원 등을 내세우며 아이폰 고객잡기에 혈안이다. 그렇다면 이통사는 왜 이전과 달리 흥분하는 것일까.

 

◇LGU+ 첫 판매 '파장 만만찮네'

 

현재 국내 아이폰 이용자 300만명은 SK텔레콤과 KT 가입자로 양분돼 있다. LG유플러스는 3G 시절 네트워크 문제로 아이폰 도입을 하지 못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LTE 지원을 하는 아이폰6를 이번에 처음 판매하게 됐다. 즉 SK텔레콤과 KT로 양분된 가입자 포트폴리오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로 나뉘게 된 셈이다.    

 

이는 LG유플러스에게는 새로운 기회이지만, SK텔레콤과 KT에게는 절대적으로 방어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아이폰 이용자는 대부분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고 알프(ARPU) 가입자여서 이통사 입장에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고객군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통사들은 시장점유율 1%p를 빼앗기 위해 수 백에서 수 천 억원의 마케팅비용을 들였던 경험치를 갖고 있다"면서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300만 아이폰 가입자 중 10%만 가져와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게임이 된다"고 밝혔다.

 

  

◇단통법·아이폰6 불러온 新삼국지

 

먼저 포문을 연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6를 겨냥해 새로운 단말 구매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아이폰6 구매시 'O클럽'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휴대폰 보조금과 고객이 기존에 갖고 있는 중고폰 가격 보상금에 추가로 18개월 뒤 쓰던 휴대폰 반납 조건으로 신규폰의 중고가격을 미리 할인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아이폰5를 사용하던 고객의 경우 LG유플러스의 아이폰6 보조금과 아이폰5 중고폰 보상금을 받고 아이폰6의 18개월 뒤 중고폰 값도 미리 보상 받아, 아이폰6 단말 부담금(할부금) 거의 없이도 구매할 수 있다. 만약 18개월 뒤 아이폰6를 계속 사용하길 원할 경우, 가입시 보상 받은 금액에 대해서만 12개월 분할 납부하면 된다.

 

LG유플러스는 또 아이폰6 예약 가입 시점에 출고가를 70만원대로 제시했다. 이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고가를 확정 공개한 것으로, 아이폰6의 출고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점에 비춰볼 때 파격적이면서도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아이폰6(16G 기준)의 출고가는 80만원대 초반에 설정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SK텔레콤도 아이폰6 일부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용 액세서리를 반값에 구매하거나 기본 데이터를 100% 추가 제공 받도록 했다. 애플 제품 수리비가 고가인 점을 감안해 휴대폰 보험금까지 50% 할인해 준다. 국내 제조사에 비해 떨어지는 애플의 사후서비스를 이통사가 직접 보완해 주기도 한다. 아이폰 제품 수리 기간 중 안드로이드폰이 아닌 아이폰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아이폰6와 6플러스를 1년 뒤에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까지 면제한다.

 

KT도 기존 스펀지플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가입자 방어에 나섰다. 스펀지플랜은 12개월 이상 사용시 누적 기본료가 70만원 이상이면 남은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또 KT는 스마트폰 구입시 올레멤버십 포인트로 출고가의 15%를 결제할 수 있으며, 예약가입자 선착순 5만명에게 액세서리 2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이통3사는 보조금 규모를 축소시켰다"면서 "아이폰6의 경우 직접적인 보조금은 한계가 있을 것이지만 각종 혜택으로 제공되는 '유사 보조금' 프로그램까지 감안하면 파격적인 모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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