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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기' 단통법]④해법..아이폰6發 가격 경쟁

  • 2014.10.28(화) 11:40

애플 신규폰 나오자 이통사 경쟁 체제
시장점유율 변화로 가격경쟁 조성돼야

국내 이동통신산업에서 과거 사례를 보면 규제와 압력을 통한 요금인하 효과는 작기도 했지만 속도도 매우 더뎠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정부가 압박하면 이통사는 근본적인 요금체계를 건드리기 보다는 기본료 단계적 폐지, 초당과금, SMS 무료화 등 부가적으로 요금인하 효과를 내보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또 최근 2∼3년간 추이를 보면 1위인 SK텔레콤 보다 오히려 2·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요금제 출시를 주도했던 것도 사실이다. SK텔레콤이 요금인가제 대상이긴 하나 이는 요금을 올릴 때 해당될 뿐 요금을 내릴 땐 아무런 제약이 없는데도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 주도의 가계통신비 인하 규제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음 급한 국회 "단통법 개정하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후 보조금 축소로 소비자 후생이 떨어졌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자 정부의 정책부실에 대한 질타가 더욱 많아졌다. 특히 국회는 단통법이 의원입법이긴 하지만, 정부가 주도해 의원입법을 부탁한 법안이니 만큼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번 기회에 단통법을 개정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7일 단말기 보조금 상한 폐지, 제조사 보조금 분리공시 등의 내용을 담은 단통법 개정안을 이번주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도 보조금 분리공시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규제에 규제를 더한 격이라는 견해가 많다. 규제로 인한 시장실패를 경험했는데도 이를 또다른 규제로 조절하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 이동통신 3사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 대한 사전 구매예약을 받고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 종로 직영점에서 한 고객이 직원으로부터 예약구매 안내를 받고 있다.

 

◇경쟁이 해법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과점시장인 이통산업에 가격경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애플 아이폰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 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 경쟁이 급냉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통3사는 자발적으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스페셜 바우처, 아이폰 수리시 임대폰 2주일 무상 지원, 클럽T 혜택을 발표했다. 스페셜 바우처는 내달 28일까지 신형 아이폰 구매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액세러리 할인판매, 데이터 리필, 파손 보험표 50%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아이폰 수리 기간중 안드로이드폰이 아닌 아이폰을 최대 2주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최신폰으로 교체해주는 '클럽T' 프로그램도 아이폰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12~18개월 이상 지나면 기존 단말기를 추가 비용없이 최신폰으로 바꿔준다.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에 들어가는 LG유플러스는 더욱 공격적이다.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과 저렴한 출고가, 멤버십 혜택, 요금 할인 등을 내걸었다. 우선 '제로클럽' 은 단말기 보조금에다 중고폰 보상비를 추가로 반영해 판매가를 낮춰준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아이폰6 출고가를 70만원대로 제시하기도 했다. 당초 80만원 초반에 설정될 것으로 예상된 신형 아이폰 가격을 이보다 싸게 판다고 못박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약 300만명 정도로 SK텔레콤과 KT 가입자로 양분되어 있지만, 이번에 LG유플러스가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에 돌입하면서 신규 아이폰 수요도 창출하겠지만 SK텔레콤과 KT로부터 일부 가입자를 빼앗아올 것으로 보여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단통법으로 보조금 상한선이 30만원(+15% 추가지급)으로 묶여있어서 이 정도이지, 만약 보조금 제약이 없다면 이통3사간 경쟁을 더욱 치열했을 것"이라면서 "단말기 경쟁이 요금경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장(場)을 정부가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점유율 구도 바꿔라

 

아이폰6를 둘러싼 경쟁은 단말기의 특수성에 오는 드문 사례다. 때문에 보다 상시적인 경쟁구도를 만들기 위해선 시장점유율 구도에 변화를 가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현재 5대 3대 2로 굳혀진 이통산업 구조에서는 치열한 가격·요금경쟁은 불가능하다.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을 50% 이상이나 이하로 낮출 생각이 전혀없다. 50%선이 시스템적으로 1위 자리를 유지시키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KT·LG유플러스가 공격적 요금제를 내놓으면 딱 그 만큼만 대응할 뿐 선발적으로 요금인하에 나설 요인이 적다는 논리다. 

 

만약 시장점유율 구도가 4대 3대 3 또는 4대 3.5대 2.5로 바뀐다면 어떨까. 1위 자리가 불안한 사업자는 선제적으로 2·3위를 견제하게 되고, 1위 자리 탈환이 가능해 보이는 2·3위 사업자는 더욱 경쟁적으로 사업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이통산업은 공공재인 주파수를 활용하고 사업자 수도 정부통제 하에 있는 철저한 규제시장인 만큼, 시장점유율 구도를 형성하게끔 유도하는 것도 정부 몫이다.

 

이와함께 소비자들도 합리적 판단으로 단말기 구입에 나서야 한다. 예를들어 통상 소비자들은 400만원 짜리 TV를 사는 경우 온·오프라인 가격비교는 물론 여러 판매점을 둘러보는 등 신중을 기한다. 게다가 TV는 가구 구성원이 공유하며, 한 번 사면 10년 정도는 사용하는 물품이다. 반면 길게는 2년 정도 밖에 못쓰는 90만원짜리 스마트폰은 아주 쉽게 구입한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보면 가구당 4대, 즉 2년 마다 360만원을 소비하는 제품이다. 때문에 최신폰·고가폰 위주로 선호하는 소비행태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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