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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100일..'미생 or 완생' 논란중

  • 2015.01.06(화) 14:51

정부, 출고가 인하·지원금 상향..'안착중'
소비자, 구형폰만 혜택..'착시효과 불구'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지 오는 8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일반적으로 법 시행 100일이 지나면 부작용이 드러나고 바로 잡히는 과정을 거치면서 안착단계에 들어간다. 하지만 단통법은 아직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와 일각에선 단통법 이후 불법 보조금 경쟁이 사라지고 요금인하 경쟁이 본격화 됐다는 긍정적 평가다. 반면 소비자들은 과거 최신폰에 쏠렸던 보조금이 구형폰으로 전이돼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 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 시민단체들은 단통법 시행초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포퍼먼스를 펼쳤다.

 

◇우여곡절 겪은 단통법

 

작년 10월1일 단통법이 시행된 직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휴대폰 보조금 규모를 대폭 줄였다. 당시 최신폰이던 삼성전자 갤럭시S5의 경우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평균 20만원의 보조금이 사용됐지만 법 시행 이후 8만6000원으로 60%나 줄었다. 신규가입률은 58% 떨어졌고, 제조사 단말기 판매량도 60%나 감소했다. 결국 소비자 불만이 높아졌다.

 

법을 통과시킨 국회에서 조차 여론에 밀려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휴대폰 및 이동통신시장에서 소비자 이익은 어디로 갔느냐, 단통법은 '단지 통신사를 위한 법'이란 소리가 나온다는 식의 호통이 빗발쳤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 압박에 들어갔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단통법 취지와 다르게 소비자가 아닌 기업 이익만을 위해 이 법을 이용한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소비자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애플 아이폰6가 국내 출시되자 마자 보조금 경쟁은 재현됐다. 작년 10월31일부터 11월2일 기간 중 단통법을 어긴 이통3사와 가입자 모집실적 상위 유통점 등 총 44개 매장을 조사한 결과, 이중 34개 유통점에서 540명의 가입자에게 공시지원금을 평균 27만2000원 초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3사 관련 임원을 검찰 고발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전부터 보조금 분리공시제로 몸살을 앓으면서 반쪽짜리 입법이란 오명을 썼다"면서 "급기야 아이폰6 대란이 발생하면서 한계의 끝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정부 "12월부터 안착중"

 

정부는 단통법 시행초기인 10, 11월의 과도기를 거쳐 12월 이후 시장상황이 안정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다. 미래부와 방통위에 따르면, 작년 12월중 일평균 가입자수는 1∼9월 일평균의 103.8%를 기록했다.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별이 없어져 번호이동 비중은 감소했지만 기기변경 비중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고가 요금제 비중은 감소(33.9%→14.8%)한 반면 중저가 요금제 비중은 증가(66.1%→85.2%)하는 등 지원금과 연계한 고가요금제 가입 강요 금지에 따라 소비자가 자신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소비자가 최초 가입 시 선택하는 요금제의 평균 수준은 단통법 시행 직전 4만5000원대에서 단통법 시행 후 12월 기준 3만9000원 이하로 6448원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뜰폰 가입자는 총 458만명(12월말 기준)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7.9%를 점유하며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면서 "이통3사 누적가입자는 10월 순감했다가 11월 이후 완만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미래부는 단통법 시행 후 총 31종 단말기의 출고가 인하가 있었고, 그중 출시 3개월 내외 단말기의 출고가 인하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시 지원금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동일 단말기에 비슷하게 책정되던 지원금이 이통사별로 차별화 되는 현상과 저가요금제에 지급되는 지원금 수준도 높아지는 사례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현실은 구형폰 득세"

 

미래부가 밝힌 출시 3개월 내외 최신 단말기의 출고가 인하도 있었다는 사례를 보면 LG전자 G3 beat와 아카, 삼성전자 갤럭시알파 정도다. 최신폰이긴 하지만 소비자 선택을 많이 받는 대중폰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공시지원금도 이통3사 공히 상향세이긴 하지만 높은 단말기 출고가에 비하면 아직은 소비자 부담폭이 크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의 경우, 이통3사 최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평균 공시지원금은 23만4000원에 불과하다. 같은 조건으로 아이폰6(16GB 기준)의 평균 공시지원금은 27만2000원 수준이다. 요금부담이 덜한 35 요금제에 가입하면 그나마 주던 지원금도 뚝 떨어진다. 갤럭시노트4는 8만5000원, 아이폰6는 8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출시된지 15개월 이상 지나 공시지원금 한도가 사라진 구형폰은 공짜폰까지 등장했다. 2013년 9월에 출시된 갤럭시노트3의 경우 KT는 최고가 요금제 가입자에게 공시지원금 88만원을 지급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72만5000원, 65만원을 지급해 소비자 부담을 대폭 낮췄다.

 

신규 또는 기변 가입자가 선택하는 단말기는 최신폰이 아닌 구형폰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정부가 말하는 단통법의 효과는 최신폰에 대한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구형폰을 선택하게 하면서 불러온 착시효과란 지적이다.

 

이통산업 측면에서 봤을 때에도 '5대 3대 2' 구조가 더욱 공고해져 결합상품 혜택만 늘고 직접적인 통신요금 인하 요인이 줄고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최원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작년 국정감사 정책보고서를 통해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문제를 소흘히 한 탓에 5대3대2 구조가 고착화 됐고 독점고착화, 비싼 가계통신비, 스마트폰 중독, 보조금 전쟁과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국제비교 연구 등을 종합하면 이통산업 1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높을수록 소매요금 인하에 부정적이며, 독점적 산업구조일수록 요금 인하율이 낮다"면서 "5대3대2 구조가 진행된 지난 11년 동안 소비자 손실액 규모는 42조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또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답변자의 40%는 3대3대3 구조를, 39%는 4대3대3 구조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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