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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암수술? 韓의료현실부터 살펴라"

  • 2016.06.16(목) 18:03

의료데이터 표준화·병원간 정보공유 선결돼야
인간 통제 못미칠 AI 폭주 가능성도 대비해야

▲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이 16일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첨단 미래 의료기술 활용방안'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당뇨병 환자가 약을 먹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작동해 동영상을 촬영한다는 메시지가 뜬다. 동영상은 앱에서 활동하는 인공지능(AI)에게 자동으로 전달된다. 동영상을 분석한 AI는 "엉뚱한 약을 먹었다"고 판단, 적당한 약을 즉시 택배로 보내준다.
 
의사는 수술에 앞서 가상현실(VR)을 통해 악성종양을 제거하는 연습을 한다. 환자 얼굴을 자신의 얼굴로 바꿔가면서 수술 연습의 긴장감을 올린다. 실제 수술실에선 증강현실(AR)을 지원하는 안경을 착용, 환부를 제거하는 양에 따른 성공률과 명의의 판단 빅데이터를 보면서 집도한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헬스케어 및 진료 등이 항상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순 없다. 경우에 따라선 환자의 보호자들이 '의사가 AI의 판단에 따른 탓에 수술이 실패했다'며 소송을 벌인다. 병원은 또 AI 제조사에게 책임을 넘긴다.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곧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례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AI와 VR이 의료행위에 활용되기 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이 많다고 강조한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16일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을 이용한 첨단 미래 의료기술 활용방안' 세미나에서 "인공지능은 처음에 의사를 도와주는 수준에 머물겠지만, 데이터가 쌓이고 학습을 거듭하면 보통 실력의 의사보다 훨씬 잘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류 소장은 "인공지능은 굉장히 많은 양의 빅데이터를 인간의 뇌와 같은 방식으로 학습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인공지능은 사람이 하는 일 중에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인공지능은 학습을 거듭하며 급격하게 스마트해지므로 어디까지 학습했는지 그것을 만든 사람도 알 수 없고, 오류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구글은 인공지능의 폭주를 막을 '킬 스위치'를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균관대 융합의과학과 교수인 이병기 삼성서울병원 의료정보학과 수석연구원은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 기술은 전쟁터나 우주 탐험에 AI 의사를 보내는 방안도 가능하게 한다"면서 "이에 따라 매직불릿(마법의 총알)이 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선 막연한 기대감을 내려놓고 우리나라 병원의 현실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병원마다 의사마다 다른 의료 용어부터 정리해야만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들어 심장마비와 심근경색, 소화기 계통 암과 위암 등에 대한 표현이 의사마다 다르면 개별 정보를 빅데이터로 만드는 과정에서 각종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병원 간 의료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아, 제한된 데이터만으로는 인공지능의 기초 학습조차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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