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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하나금융, 핀테크 닻 올려 '파괴력 관심'

  • 2017.09.04(월) 16:11

합작법인 핀크, 정식 서비스 출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 선언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의 핀테크 합작법인 '핀크'(Finnq)가 인공지능(AI) 챗봇을 내세운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챗봇이 사용자의 재무 상태를 파악해 적절히 조언해주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과 자산 규모 1위 KEB하나은행 등 1등들이 만든 신규서비스가 금융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 (왼쪽부터)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민응준 핀크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인찬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이 4일 열린 핀크 출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SK텔레콤·하나금융 'AI 기반 핀테크' 베일 벗다

 

핀크는 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핀크의 정식 서비스를 기념하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30 세대의 건전한 자산 형성과 건강한 소비 습관을 돕는 AI 기반의 '머니 트레이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핀크의 정식 서비스는 작년 10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의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관련 기사 : ☞ SK텔레콤·하나금융, 7월 '챗봇 핀테크' 내놓는다

 

핀크는 AI 기반의 금융 챗봇 '핀고'(Fingo)와 지출내역과 현금흐름을 한눈에 파악하는 '씨미'(SEE ME),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핏미'(FIT ME)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핀고는 마치 카카오톡 대화 상대와 채팅하듯 챗봇에게 물어보면 지출 습관과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용자에게 꼭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특징을 갖췄다.

 

예를 들어 핀고에게 '지난달 스타벅스에서 얼마 썼지?'라고 물어보면 '총 10만원을 사용하셨어요. 결제 내역을 함께 보여드릴게요'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식이다. 문화, 음식, 교통, 패션 등 분야별 소비 비중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지출 습관을 조정할 수 있게 돕는다.

 

핀고는 SK텔레콤의 AI 엔진을 기반으로 핀크가 자체 개발했다. 고객 데이터 축적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형태다. 향후 핀고의 추천 영역은 금융 상품은 물론 O2O(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서비스 등 생활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민응준 핀크 대표는 "인공지능이 고객의 질문 의도를 해석하는 훈련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고 저축의 재미와 혜택을 제공하는 금융 상품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SK텔레콤 가입자 대상으로 'T핀크적금', 게임처럼 즐기는 '라면저금', 결제할 때 쌓이는 포인트를 모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투뿔카드' 등의 금융 상품을 제공한다.

 

T핀크적금은 은행, 통신사, 카드사가 개별적으로 제공했던 혜택을 한 번에 모은 상품이다. KEB하나은행의 적금금리(2.7%)에 SKT 가족결합 혜택(1.3%)을 더해 최대 4%의 이자를 준다는 설명이다. 라면저금은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자동 저금하는 서비스다. 가령 커피를 마실 때나 편의점을 이용할 때마다 쓰는 돈의 10%씩 저금하기로 설정할 수 있다.

 

▲ 핀크에 구현된 챗봇의 서비스 장면.[자료=핀크]

 

 

◇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교두보?

 

핀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핀크는 가입과 동시에 만들어지는 전화번호 기반의 핀크 계좌를 통해 무료 송금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머니를 핀크로 전환할 수 있으며, KEB하나은행의 ATM을 통해 현금으로 인출도 가능하다.

 

이날 언론의 질문도 이런 대목에 집중됐다. 이에 대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이 원하면 하겠다"고 밝혀 시장 수요를 전제로 해당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박 사장은 "인터넷은행의 BM(비즈니스모델)보다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하나금융과 함께 새로운 고객 기반을 쌓는 것으로 인정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의 외연 확장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올해 처음 SK텔레콤 수장을 맡은 박 사장의 포부가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이날 행사의 공식적인 인사말에서도 "KEB하나은행에는 하이닉스 인수 때문에 자주 왔는데, 당시엔 그 인수가 요즘 같은 미래를 만드는 계기가 될지 아는 사람이 적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핀크의 사업이 몇 년 뒤 어떤 식으로 성장할지 큰 기대를 가져도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핀크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 확장 방향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향후 핀크는 빠르고 저렴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인데, 이와 관련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송금 서비스를 확장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자체 신용 모형 개발을 통한 P2P(개인간 거래) 대출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며, 크라우드 펀딩, 디지털 소외 계층인 시니어를 위한 생활금융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핀크 고위 관계자는 "핀크는 금융 플랫폼 사업이고 고객 데이터가 많아야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초기엔 수익 모델 발굴보다는 고객 기반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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