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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갤S9]下 하드웨어 경쟁 저물다

  • 2018.02.26(월) 17:27

전작과 스펙 차별화 거의 없어
삼성, 애플처럼 SNS 기능 주목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질 프리미엄 전략폰 '갤럭시S9'와 'S9플러스'를 공개했다. 예상대로 카메라 성능을 한단계 끌어올렸으며 사진이나 동영상·이모티콘 등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소통하는 기능에 공을 들였다. 갤럭시S9·9+의 주요 기능과 의미를 짚어봤다. [편집자]
   

 

삼성전자의 차세대 전략폰 갤럭시S9와 S9플러스는 카메라를 제외하면 하드웨어 측면에선 전작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매 시리즈마다 이전에 볼 수 없던 요소를 과감히 채택, 한 걸음씩 진전하는 것과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오히려 갤럭시S9와 S9플러스는 스마트폰의 기본 쓰임새인 소통 기능을 강화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셀카를 찍어 카카오톡 이모티콘처럼 가공해 남들과 공유하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제조사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맥구축서비스(SNS) 요소에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26일 '세상과 소통하고 경험하는 문화 재창조'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갤럭시S9와 S9플러스를 공개했다. 전작인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 공개 때 내건 문구가 각각 '모바일 라이프의 새로운 가능성 연다', '모바일 경험 새 지평 연다' 등 주로 한계를 넘어선 디자인과 스펙을 강조했다면 갤S9에선 '소통'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실제로 갤럭시S9와 S9플러스는 이전 디자인이나 사양면에서 뚜렷하게 달라진 점이 없다. 갤럭시S9와 전작인 갤S8을 나란히 놓고 보면 색상만 변했을 뿐 생김새는 쌍둥이처럼 같다. 그나마 뒷면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 위치 변화로 차이점을 구분할 정도다.

 

이전 S6 시리즈 '엣지(edge)' 때부터 구현했던 좌우 테두리(베젤) 최소화에 더해 S8 시리즈부터 위·아래 테두리 마저 거의 없앤 이른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외형 뿐만 아니라 제품 스펙도 거의 변화가 없다.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전작보다 최신 사양으로 바뀐 것 외에는 눈길을 끄는 것이 없다. 갤럭시S9의 확장 버전인 S9플러스와 갤럭시의 대화면 시리즈 갤노트8을 비교하면 S펜의 유무가 다르고 디자인이나 스펙은 대부분 동일하다.

 

 

 

 

이는 삼성전자 제품에서만 드러나는 현상이 아니다. LG전자도 전날 MWC 2018에서 올해 첫 전략폰 'V30S 씽큐'를 내놓았는데 이 제품은 작년 하반기에 내놓은 전략폰 V30의 하드웨어와 동일하다. 강화된 인공지능 기능이 추가된 정도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제조사들의 전략폰 스펙이 1년 전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것은 하드웨어 경쟁이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00 이후부터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역시 HD 이후 더 촘촘한 화소수의 폰이 나오질 않고 있다. 

 

확실히 스마트폰 시장은 기기 혁신보다 인공지능(AI)이나 SNS 등의 소프트웨어 요소로 승부를 거는 시대에 돌입했다. 앞서 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아이폰X(엑스)는 하드웨어 차별보다 가상현실과 함께 차세대 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는 증강현실(AR)을 처음 구현했다는 점에서 애플다운 혁신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와 S9플러스도 카메라 개선과 함께 증강현실을 활용한 'AR이모지'란 기능을 처음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 기능은 아이폰X의 애니모지처럼 이용자의 얼굴과 닮은 아바타를 만들어 이모티콘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텍스트 대신 이모티콘을 활용해 지인들과 감정을 교류하는 SNS 속성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언팩에서 강조한 소통과 맥이 닿아 있다.

 

AR이모지와 애니모지는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이나 페이스북의 SNS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모바일 SNS 기업이 다루는 영역에 뛰어든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발전한 SNS 기능을 제조사가 제품에 담으려 하는 형국이다. 이제 삼성전자의 경쟁사는 애플이라기 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란 분석이다.

 

아울러 애플이 지난 2007년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내놓은 이후 스마트폰은 쉼없이 진화해왔으나 10여년이 지나면서 제품 혁신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선도 제조사인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애플 등도 벽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전년대비 뒷걸음질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앞으로는 제품 성능 차별화보다 기능의 참신함으로 어떻게 하면 질리지 않고 사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사들이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에 유독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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