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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우리집, 언제 팔면 최고가?"

  • 2019.05.20(월) 16:48

남성태 집펀드 대표 인터뷰
부동산 등 자산관리 빅데이터 스타트업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

남성태 집펀드 대표 [사진=김동훈 기자]

"우리 집, 언제 팔면 최고가일까?"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75%가량은 부동산에 쏠려있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어디에 있는 집을 언제 사서 언제 파는 게 가장 좋을지 고민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부동산 관련 정보를 찾고 분석까지 한 뒤 최상의 판단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안이 있을까.

◇ 부동산, 투자하면 무조건 돈버나?

'집펀드'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등장한 부동산 정보 빅데이터 제공 스타트업이다. 주로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기존 부동산 관련 IT 서비스와 달리 부동산 투자와 다른 투자 대안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해 30평형대 아파트를 올 가을에 13억원 정도에 사려고 할 때 투자 원금은 7억원이고 나머지는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 4년 뒤에 얼마에 팔아야 목표 수익률을 충족하는지 알 수 있는 식이다.

특히 세금과 같은 각종 비용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했을 때 다른 투자 대안과 비교하면 과연 해당 부동산 투자가 바람직한 방법인지 살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집펀드는 한국감정원, 국민은행 등 공개된 10개 이상 기관의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연동, 전국 1000만가구 정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이같은 DB를 구축하는데만 2년 반가량이 걸렸다. 작년 말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집펀드 시범 서비스 구현 모습 [사진=김동훈 기자]

다만 데이터 사업은 당장 돈이 되지 않았다. 이름 없는 스타트업이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수익 모델을 붙여 서비스하는 일이나 기업 대상으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업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 집펀드를 창업한 남성태 대표는 "부동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그는 "한국에서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돈을 많이 번 것 같다고 해서 실제로 많이 번 게 맞는지 따져보게 됐다"며 "그런데 데이터를 보면 볼수록 이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해서 실제로 수익률을 따져 보면 4~5%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막연하게 4억원에 집을 샀는데 8억원이 됐다는 말이 있을뿐, 구체적으로 매입 몇년 만에 수익률 몇%를 기록했는지 따져보면 좋은 투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도 어떤 사람은 부동산이 좋은 투자 수단이라고 보고 전재산을 걸기도 한다"며 "부동산이 과연 최선의 투자 수단이었는지 따져보도록 해야 비이성적인 '묻지마 투자'를 줄이고 주거 공간으로서 부동산의 자원 분배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자에 따른 기대 수익률이 제대로 파악되면 투자 가치가 높은 아파트는 가격이 오를 것이고, 그렇지 않은 곳은 불필요한 가격 변동을 줄여 실거주 목적의 시장이 형성되는 등 자연스러운 부동산 시장으로 갈 것이란 기대다.

그는 "집펀드는 투자 성과를 드라이하게 보여준다"며 "투자를 잘했다 못했다 가치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다른 투자 대안과 비교하면 어떤 수준인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집펀드가 만능은 아니다. 그는 "부동산 데이터는 물감 같은 것"이라며 "뭘 그리느냐는 화가(투자자)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남 대표의 얘기를 여기까지 듣고 보면 부동산 투자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부동산 투자 정보를 기본으로 제공하지만, 다른 투자 대안과 비교를 통해 최상의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크고 싶다는 포부다.

이런 특장점을 인정받아 170만 가구가 사용하는 KT의 인공지능(AI) TV '기가지니'에도 적용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KT 기가지니에 '집비서'라는 서비스 명칭으로 적용된 것이다. 음성으로 전국 아파트 시세와 분양 정보, 교통, 교육, 문화 시설 등을 조회할 수 있다.

가령 "우리집 시세 얼마야?, 서울에서 매매 시세가 가장 높은 아파트 찾아줘"라고 물어보면 관련 정보가 음성과 화면으로 안내되는 식이다.

KT 기가지니에 적용된 집펀드 [사진=KT]

◇ "개인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

남 대표는 창업 이후 현재까지 탄탄대로를 걸은 것은 아니다.

2014~2015년 한국에서 처음 벌인 사업은 부동산 빅데이터 기반으로 P2P(개인간) 대출 스타트업이었다.

남 대표의 친형이 데이터 분석 관련 창업을 했는데, 이를 보면서 부동산과 접목하면 어떨까 생각해 창업에 나선 것이다. 그는 20살 때 집안 사정 때문에 부동산 업무를 실전으로 경험한 바 있어 관련 사업을 제대로 해보겠단 생각도 오래 전부터 있었다.

실제로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부동산을 더욱 전문적으로 배우고 실전에 뛰어들었다. 미국 위스콘신대와 콜럼비아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하고 부동산 투자 관련 회사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Cushman&Wakefield) 한국지사와 뉴욕의 위밋(Wemit)에서 일했다.

남성태 집펀드 대표 [사진=김동훈 기자]

그러나 창업은 공부·취업과는 다른 차원의 얘기였다. 남 대표가 창업할 당시엔 너무 많은 P2P 대출 사업자들이 있었고, 경쟁도 과열됐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불건전성을 깨닫자 현재의 사업으로 피봇팅(업종 전환) 했다.

KT 기가지니 사례에서 보듯 올해들어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면서 기업용 빅데이터 판매 사업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집펀드가 제공하는 아파트 시세와 해당 지역 정보, 주요 투자 수단 정보 등을 금융사들이 금융상품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기존 금융사뿐만 아니라 각종 온라인 서비스나 은행권 부동산 대출 심사에도 활용 가능하다는 게 남 대표의 판단이다. 대출 심사와 관련해선 SBI저축은행과 협력하고 있다.

남 대표는 "불특정 다수 대상의 구체적인 컨설팅은 기술이 더 발전돼야 가능하다"며 "앞으로 기술 혁신을 거듭해 개인 자산관리 컨설팅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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