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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핀 전쟁]①결제로 시작…대출·보험 넘보는 IT

  • 2019.08.23(금) 14:35

네이버·카카오·NHN·삼성, 금융 플랫폼 확대
해외도 테크핀 경쟁활발…간편결제가 승부처

금융과 IT의 결합 형태가 '핀테크(FinTech)'뿐 아니라 '테크핀(TechFin)'까지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핀테크와 테크핀 모두 기술(Technology)과 금융(Finance)의 합성어다. IT에 금융을 접목한 혁신을 테크핀, 금융에 IT를 활용한 혁신을 핀테크 라고 한다. 핀테크와 유사하면서도 또다른 테크핀 시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테크핀은 2016년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다. 그는 테크핀을 '금융기관이 아닌 IT기업이 사용자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알리바바의 금융서비스들을 기존 금융사의 서비스들과 차별두기 위해 만든 용어지만, 이후 IT기업들은 테크핀 영역으로 활발하게 확장하는 추세다.

국내에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네이버, 카카오, NHN, 삼성전자 등이다. 이들은 간편결제 및 간편송금을 시작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다.

처음부터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을 선보여 큰 위험부담을 안기보다 소수의 서비스를 시작해 사용자들의 니즈를 확인한 후 하나 둘 씩 다른 서비스도 출시하는 전략이다. 또 초반에는 간편결제를 통해 사용자들의 금융 생활 습관을 모바일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했다. 금융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사들과의 협력이 필수로, 초반에는 IT 기업과 금융사와의 눈치 싸움도 있었다.

커머스 강점 내세운 네이버

IT기업들은 이제 '금융플랫폼' 전략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는 초반 사용자의 커머스 환경 개선을 내세워 간편결제 '네이버페이'를 시작했다. IT 대기업이 금융시장에 진출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는 사내독립기업(CIC)이었던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가칭)' 설립을 발표했다. 전략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 받을 예정으로 간편결제 플랫폼에서 나아가 대출 영역도 넘보는 생활금융플랫폼으로 확장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페이 및 파이낸셜의 기본 경쟁력은 커머스 기반 서비스로 쇼핑 판매자의 자금지원, 구매자 금융혜택 제공이 우선이다"라며 "네이버페이는 은행업 라이센스를 갖고 있지 않지만 미래에셋과의 제휴를 통해 대출 등 금융 서비스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은행·증권으로 넓히는 카카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한발 앞섰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통해 은행업 라이선스도 획득하고 증권사 인수를 통해 직접 금융상품 개발도 가능해진다. 카카오페이를 통해 바로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는 국내 이용자수 40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사용자 접근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톡 내에서 바로 카카오페이로 연결이 가능하다.

NHN페이코는 금융서비스를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 5월 '금융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통해 '중금리 맞춤 대출 간단비교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됐으며 보험추천 서비스도 오픈했다. 다양한 금융 파트너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우진 NHN 대표는 "다른 페이먼트 사업자와 다르게 많은 외부 사업자와 연계가 가능하다고 보고 마이데이터, 혁신금융서비스 등 연계된 금융사업자들과 함께 진행하며 오픈된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삼성페이를 통해 조용하게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은행 계좌를 추가하거나 새로운 계좌도 개설할 수 있으며 금융상품 추천, 해외송금, 환전 등 간단한 금융서비스들이 제공된다.

테크핀의 성공, 간편결제가 관건

IT기업들의 금융서비스 도전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이미 중국과 미국 IT 기업들은 테크핀으로 자리를 잡았거나 도전 후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중국과 미국의 차이점은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테크핀을 통해 성과를 냈지만 미국 기업들은 내세울만한 성과를 아직 선보이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결제서비스를 성공시켰는지 여부에 따라 나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과 비교하면 글로벌 ICT 기업들의 금융 사업은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ICT 기업들의 모바일 페이 이용자수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면서 "각각 9억명과 8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알리바바, 텐센트 대비 나머지 주요 글로벌 ICT 기업들의 모바일 페이 사용자수는 수천만명 남짓이다"고 말했다.

이어 "간편결제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핵심이기 때문에 ICT 기업 입장에서는 모바일 페이의 성공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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