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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티브로드 M&A 심사하던 방통위서 '타다' 언급된 이유

  • 2019.11.01(금) 16:28

고삼석 위원 "구조조정 원활하고 신속하게" 요청
일부의견이지만 방송공익성 강조하던 시각서 변화
LGU+-CJ헬로 의견서는 과기부에 곧 전달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을 심사하는 부처 중 한곳인 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의 심사 기조는 전통적으로 방송의 공익성 측면에서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임위원 일각에서 기존 산업의 구조조정과 혁신의 상징으로 비치는 '타다' 문제와 관련한 긍정적 언급을 내놔 눈길을 끈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의 국내 시장 공략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설 대안으로 꼽히는 유료방송 M&A는 방송의 공익성·공공성 등을 근거로 내세운 진영의 반대로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향후 방통위가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혁신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줄지 관심이나, 5인 합의제 기구인 만큼 최종 방향성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 "미디어 산업 구조조정도 속도감 있게"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 핵심 안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관련 사전동의 심사계획안'과 관련 "방송의 공적 책임 등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면서도 "(이번 합병이)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지, 산업 활성화와 구조조정도 원활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타다 같은 경우 사업자 간 자율적 조정으로 대안이 나오면 좋은데,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서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나 시장의 혁신의지를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지난달 말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운행을 불법으로 보고 핵심 경영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기소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고삼석 위원은 이날 개인 의견을 전제로 발언을 이어갔으나, 그는 방통위 3기 때 야당(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합류한 뒤 이번 4기에서는 대통령 추천으로 연임한 인물이다.

실제로 그의 목소리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검찰의 타다와 관련한 행보에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잇따라 비판한 바 있다.

고 위원은 그러면서 "미디어 시장은 근본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규모의 경제를 지향하는 시장 트렌드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만 국내외적인 트렌드를 외면할 수 없으므로 시장 흐름에도 잘 맞춰서 심사하고 이런 합병에 대해서는 좀 포지티브한(긍정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SKB-티브로드 심사계획안…신속성 'OK'·방향성 '?'

이날 방통위가 공개한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관련 사전동의 심사계획안도 이런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방통위의 사전동의 절차는 방송법에 따른 것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의 (재)허가 및 변경허가가 있을 때 사전에 방통위의 동의를 받게 돼 있다. 방통위가 과기정통부의 요청 전에 이같은 준비를 함으로써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셈이다.

그러나 심사 계획을 보면 다소 까다로운 대목이 존재하는 까닭에 향후 어떤 방향성이 제시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방통위가 제시한 9개 심사항목은 ▲방송 서비스의 접근성 보장 ▲방송서비스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시청자(이용자) 권익 보호 ▲(합병법인과 최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자의) 공적책임 이행 ▲콘텐츠 공급원의 다양성 확보 ▲지역채널 운영 계획 및 지역사회 공헌 계획의 적정성 등이다.

이와 관련 고삼석 위원을 제외하면 방통위 위원들은 대체로 '깐깐한' 태도를 선명하게 보이기도 했다.

방통위는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고삼석, 허욱 위원이 대통령·정부·여당 추천 인사이고 김석진(자유한국당), 표철수(국민의당) 위원은 야당 추천이므로 이번 정부 의견이 반영되기 유리한 구조이기도 하나 위원들마다 다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허욱 위원은 "이번 사안은 통신사(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방송사가 합병하는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심사계획안에 이견이 없다고 했으나 '통신시장 지배력의 방송시장 전이, 요금인상 가능성, 지역성, 고용불안, 합병 시너지' 등을 철저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석진 부위원장도 "방송의 공적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과기정통부보다 방통위의 주업무이기 때문에 심사를 잘해야 한다"며 통신 사업자의 공적 책임, 방송 사업에 대한 자세와 지역성 구현, 고용불안 해소 및 처우 개선 등 공적 책임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에 심사항목별 배점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방통위 측은 해당 항목이 여러 항목에 녹아있고, 어느 한곳의 배점을 올리면 다른곳이 줄어들게 되므로 세부 내용 변경은 전문가 자문을 받아 다시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심사위원회를 이달 초 구성할 계획이다. 미디어, 법률, 경영·경제·회계, 기술, 소비자 등 분야별 관련 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외부 전문가 중 방통위원 간 협의를 통해 구성·운영될 예정이다.

이어 심사위원회가 심사결과를 채택해 방통위에 제시하면 방통위는 이를 고려해 사전동의 여부 및 조건 부가 등을 결정하고 과기정통부에 결과를 통보하기로 했다.

한편, 방통위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의견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르면 이날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방통위 국감에서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에 대해서는 사전동의 절차가 없다는 지적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삼석 위원은 "이르면 오늘, 늦어도 다음주 초에 의견서를 전달할 계획"이라며 "법적 미비로 사전동의 절차를 거치지 못하기 때문이고, 현재 의견서 내용을 최종 정리하고 있어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방통위 사전동의는 인수가 아니라 합병일 경우에만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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