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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00만 시대…디지털이 무슨 소용

  • 2020.08.24(월) 16:56

[디지털, 따뜻하게]
급증하는 노인의 디지털 차별 문제
지금 당장보다는 미래, 사람을 보자

코로나19를 계기로 사회 전반에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더 많은 것들을 디지털로 바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죠. 키오스크를 통해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 급증하는 노인 인구…누구나 취약계층이 된다

그러나 고령의 노인 인구 증가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노인은 디지털 환경 적응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기 때문입니다. 키오스크 앞에서 사용법을 몰라 우물쭈물하는 노인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매년 산출하는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란 지표는 고령층의 경우 64.3으로 장애인(75.2), 저소득층(87.8), 농어민(70.6) 등 다른 취약 계층에 비해서도 많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이는 일반 국민의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취약 계층의 수준을 뜻합니다.

지금 노인만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 노인이 되니까요.

통계청은 지금으로부터 5년 뒤인 2025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2040년이 되면 무려 17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1970년대 15~64세 인구 규모와 비슷합니다. 인구 구조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죠.

기술은 또 가만히 있을까요. PC에 적응할만 했더니 스마트폰이 나타났습니다. 이제는 음성으로 조작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같은 게 등장하고 있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누구든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 나는 디지털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까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적응 문제,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앞서 언급드린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라는 것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004년부터 산출하기 시작한 '정보격차지수'가 기원인데요.

2010년 전후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2014년부터 유무선 ICT 환경을 반영한 '디지털 정보격차지수'를 시험 산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2004년 40.9이었던 고령층의 정보격차지수는 2014년 디지털 정보격차 지수상으로 42.4를 기록합니다. 10년 동안 거북이 걸음이죠.

사실 2004년부터 2013년 무렵까지 노인의 정보격차지수는 지속적으로 개선돼 일반인의 70%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다시 뚝 떨어진 셈입니다.

물론 의료 기술의 발달과 풍부한 영양 섭취는 물론이고 학력 수준도 높아졌기에 지금의 노인은 예전의 노인과 다르다는 지적도 가능할텐데요.

하지만 물리적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이 수월한 노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시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기 때문이죠.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18년 82.7세로 20년이나 늘어났지만, 건강수명은 2018년 기준 64.4세에 불과합니다. 65세부터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는 기간이라는 겁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편을 달고 사는 노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차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라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전신인 '한국전산원'이 2000년 11월 "인터넷 혁명이 예고되고 있다"며 내놓은 '소외계층 정보화를 위한 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의 '정책제언' 중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인터넷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주민을 위해서는 컴퓨터에 대한 어려운 지식이 없이도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정보기기의 보급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터치 스크린(Touch Screen)만으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KIOSK)의 보급을 생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20년 전 내놓은 제안인 키오스크가 2020년을 사는 노인들에게, 그러니까 20년 전에는 꽤 젊었던 분들에게 '디지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나이 드는 것, 사람의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나 이해도 없이, 어렵고 새로운 기술을 쉬운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단순한 접근 방식이 세월이 흘러 문제로 드러나는 셈이기도 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나이 드는 문제와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함께 가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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