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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격차 해소하는 방법 3가지

  • 2020.08.30(일) 09:00

[디지털, 따뜻하게]
지역사회 차원의 교육·기술은 더 쉽게
디지털 없이 살수 있는 환경도 공존해야

모바일 전자증명 '이니셜' 애플리케이션 메인 화면. [사진=SK텔레콤·KT]

디지털 정보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생각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단순한 기회 상실을 넘어 삶 전반의 피해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로 전환해 대체할 수 있는 단순 업무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이 부족한 경우 일자리를 잃거나 기회를 얻지 못하는 충격에도 직면할 수 있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2020년까지 전세계 일자리의 710만개가 사라지고 200만개가 새롭게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올해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으로 비대면 산업이 각광 받으면서 이같은 흐름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자리 충격을 예고한 WEF가 내년 1월 열리는 다보스 포럼을 연기한다고 밝힐 정도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장기화되고 있으니까요.

◇ 지역사회 차원 지속교육 필요

그렇다면 디지털 정보 격차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국내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로 대책을 제시합니다. 첫번째는 교육, 두번째는 기술의 고도화, 세번째는 디지털 없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조성 입니다.

교육부터 살펴볼까요.

통계상 고령층이 다른 어떤 계층보다 디지털 정보 격차 문제에서 가장 취약하다고 하는데요. 젊은 자녀가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가족이 새로운 기술을 알려주긴 어려운 환경입니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사는 핵가족화가 진행된지 오래됐죠.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독거노인은 150만명에 달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뇌를 포함한 모든 신체적 능력은 노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젊은 때보다 약해집니다. 교육을 받아도 금방 잊어버리죠. 미국 버지니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27세부터 뇌 성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문해력도 떨어집니다. 한글 문서를 읽고 제대로 해석해 삶에 적용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배우는 것도 어렵기 마련이죠.

실제로 정부가 2008년 전국민의 '기초 문해력'을 38년 만에 공식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0대 이상 노인의 다섯명 중 한명은 글을 읽지 못했습니다. 이는 학력 수준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젊고 학력 수준이 높다고 문해력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19세 이상 성인의 평균 문해력은 100점 만점에 63.6점으로 중학교 3학년 수준(77.4점)보다 못합니다.

국립국어원 측은 "대학원 이상 학력을 가진 사람이 대학교 졸업자보다 문해력 수준이 낮다"며 "연령 요인도 문해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젊은사람도 언젠가 노화를 겪으니 이는 현시점의 노인 문제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문해력이 부족한 사람은 의외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좀더 폭넓게 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성인의 22%에 해당하는 960만명이 '실질적 문맹'으로 분류됐습니다. 여기서 실질적 문맹이란 의약품 복용량 설명서나 구직 원서와 같은 공공 및 경제생활 관련 문서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인구를 뜻합니다.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가르쳐 줄 가족은 없고, 알려줘도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고, 심지어 금방 잊어버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지역 사회 커뮤니티를 통해 방문 방식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현재와 같이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 사람을 모아서 일률적으로 교육하는 방식으로는 개인별 성향에 맞추는 것은 물론이고 지속적인 교육도 어렵기 때문이죠.

김봉섭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연구위원은 "디지털 정보격차 취약계층인 고령층의 정보활용능력을 높이려면 가족보다 외부 전문가 도움이 있을 때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있다"며 "다만 고령자의 인지 수준을 고려할 때 일상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차원에서 꾸준한 조력을 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자료=국가평생교육진흥원]

◇ 기술은 사용하기 쉬워야

다음은 기술의 고도화를 통한 해결입니다.

새로운 기기 혹은 기술이 도입됐을 때 교육이 필요하고, 학습이 어렵다는 것은 해당 기술이 쓸데없이 어렵게 만들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기술을 이용하기 쉽도록 바꾸면 된다는 말입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대표적인 방식입니다. 제품을 사용할 때 성별이나 나이, 문화적 배경, 장애와 상관 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오른손잡이만을 위한 스마트폰, 시력이 좋은 사람만 볼 수 있는 스마트폰만 존재한다면 왼손잡이와 시력이 약한 사람은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통하는 세상에서 시작부터 차별을 받게 되니까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을 조작하는 앱인 '삼성 커넥트'를 해결 방식의 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쓸 때 목소리로 안내를 받거나 문자도 받을 수 있어 시청각 장애인도 편리하게 가전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스마트폰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려면 앱을 깔고 신용카드번호를 입력하면서 각종 인증을 거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요.

인증체계가 복잡하다고 해서 보안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으니, 이같은 방식을 조금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으면 내가 나임을 인증 받기조차 어려운 시대라는 점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니 스마트폰이나 앱을 처음 설계할 때부터 사용하기 간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전화로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버튼을 앱에 넣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아날로그 방식도 일정 부분 유지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는 불편과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얘기죠.

황종성 NIA 연구위원은 "누군가 사용하기 어렵다면 기술을 잘못 만든 것"이라며 "쓸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치는 방식보다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의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한 투자도 요구됩니다. 예컨대 '시멘틱 웹'에 대한 투자도 제시됩니다. 시멘틱 웹은 컴퓨터가 사람이 입력한 데이터의 뜻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논리적 추론까지 할 수 있는 지능형 웹을 뜻합니다.

디지털 사회가 되면서 정보는 방대해졌지만 어떤 웹사이트에서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해야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적으니까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웹사이트에서 '기차'라고 입력해 검색을 시도해도 'KTX'를 찾은 것으로 추론해 도와주는 것입니다. 코로나19 관련 재난지원금을 어디서 어떻게 받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상당한 편리를 줄 수 있겠죠.

황종성 연구위원은 "무엇인가 찾을 때 정확한 용어를 몰라서 못찾는 경우가 많은데 특정 사회의 언어적 구조, 콘텍스트를 연구해 웹사이트에 도입하는 시만텍 웹 기술을 정부가 본격적으로 개발하면 어떨까 한다"며 "기업도 국민도 인터넷을 더욱 편리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과 기술 고도화를 넘어 더욱 근본적으로는 디지털 기술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반드시 쓰지 않아도 차별이나 배제 없이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KTX 기차표를 스마트폰으로 사지 않아도 어려움 없이 좌석을 구할 수 있어야 하고,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네이버·카카오톡을 통한 QR코드 인증 방식만으로 입장을 허용하는 경우는 없어야 하겠죠.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정보는 대부분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온라인으로 안내가 이뤄지는데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고 빠르게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해야 차별과 피해가 없겠죠.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디지털 포용 사회로 가야 한다"며 "기술이 아무리 첨단화하더라도 이것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 없이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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