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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 디지털에 눈뜨다

  • 2020.09.25(금) 13:10

KB운용, 쇼핑몰 개념 홈페이지 개편…양방향 소통 강조
삼성·한화운용도 디지털 채널 강화…마케팅 저변 확대

금융권의 화두였던 디지털 혁신이 코로나19를 기폭제로 그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산운용사들도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펀드시장 침체로 자산운용업계 전반의 분위기가 한껏 가라앉은 상황에서 언택트(Untact·비대면)를 위시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KB자산운용 모바일 홈페이지 캡처

25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1년여간의 준비와 제작 끝에 홈페이지 전면 개편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 10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홈페이지 개편 콘셉트는 '세상을 바꾸는 펀드몰'이다. 기존 홈페이지가 회사 소개 중심으로 공급자의 일방향 전달에 머물렀다면 새롭게 바뀐 홈페이지는 투자자와 판매사 직원들과의 양방향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전체적인 메뉴 구성에서 회사 소개를 뒤로 빼는 대신 펀드 상품 정보와 펀드 시장 핫이슈, 뉴스 등을 전면으로 배치했다. 개인 활용 툴을 대폭 보강해 투자자들과 판매사 직원들이 펀드 상품 검색과 수익률 비교 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B운용은 PC용 홈페이지와 모바일 홈페이지를 함께 리뉴얼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운용의 이번 홈페이지 개편은 사측이 내세운 콘셉트처럼 펀드 쇼핑몰 전환을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 현재는 홈페이지에 게시된 펀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하기를 누르면 판매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식이지만 향후에는 KB운용 홈페이지 내에서 바로 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KB운용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펀드 직판을 위한 플랫폼 기반을 마련했다"며 "홈페이지는 향후 펀드 판매의 디지털 마케팅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자산(AUM) 기준 국내 최대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이보다 앞서 디지털 시대 전환에 맞춰 발 빠른 대응을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 그룹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손잡고 펀드 모바일 직판 플랫폼 R2(알투)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카드 앱에서 R2를 선택하면 삼성운용의 모든 펀드를 검색할 수 있고,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와 주가연계펀드(ELF) 상품들에 가입할 수 있다. 본격적인 펀드 직판에 앞서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을 먼저 '테스트베드' 형태로 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운용은 뒤이어 기관투자자와 판매사 전용 홈페이지로 운영하던 '펀드솔루션'을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공개했다. 펀드솔루션은 펀드평가사 제로인 데이터를 토대로 국내 거의 모든 공모펀드의 상품정보와 성과를 확인·비교할 수 있다. 아울러 KB운용 홈페이지와 같은 형태로 투자자들이 펀드 상품을 고르면 제휴 판매사인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으로 연결돼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하고 비대면 거래가 일반화하는 상황에서 펀드솔루션과 R2는 펀드 직판 채널로 가는 중간단계로 보면 된다"며 "업계 대표 운용사로서 이들 플랫폼을 활용해 펀드 시장 전반의 정보를 일반투자자들에게도 전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 펀드솔루션 모바일 홈페이지 캡처

한화자산운용은 대표적인 디지털 매체 중 하나인 유튜브를 마케팅 채널로 적극 활용 중이다. 지난 7월부터 매월 펀드 시장의 주요 이슈를 주제로 잡아 기자를 대상으로 한 웹세미나 '월간한화'를 진행하고 이를 유튜브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자칫 개별 주식보다 난해할 수 있는 펀드 상품과 시장 이슈를 쉽게 풀어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고 마케팅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운용업계는 코로나로 언택트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대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 속에는 비대면 마케팅에 익숙한 젊은 투자자들을 펀드 시장으로 유도해 침체된 업계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담겨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마케팅의 중요성을 확인하면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체감하고 있다"며 "언택트 문화에 익숙한 2030세대와 자산 보유 비중이 높은 4050들의 비대면 펀드 가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형사 위주로 이들 투자자에게 친숙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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