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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가 다르네' 미래에셋운용, 역대급 실적으로 '챔피언'

  • 2021.05.28(금) 06:30

1분기 운용사 실적 분석
미래에셋 순익 2000억 육박
KB, 삼성 간발의 차로 제쳐

'절대 1강'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또 한 번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면서 1분기 국내 자산운용사 실적 챔피언에 올랐다.

수년 간 공들인 해외 법인이 눈부신 성과를 내며 첨병 역할을 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의 수탁고도 크게 늘어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합작했다.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나란히 18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신한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까지 총 4곳이 100억원 넘는 순익을 달성했지만 미래에셋운용과의 격차는 컸다.

미래에셋 순익 2000억 '육박'…해외 실적이 국내 앞질러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운용자산 20조원 이상인 11개 자산운용사의 잠정 별도 순이익은 8076억원으로 전년 동기 1078억원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붕괴된 작년 초 환매가 급증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전체 운용사의 운용자산은 1152조원에서 1241조원으로 90조원(7.6%) 늘었고 펀드 수탁고는 722조원으로 63조원 증가했다.

개별 운용사 실적 왕좌는 미래에셋운용의 몫이었다. 1분기 순익이 1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521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연간 순익이 2474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분기 만에 이미 80% 넘게 벌어들였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해외 법인의 성과다.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해외 법인 실적이 국내를 넘어섰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1분기 해외 법인의 영업이익이 450억원으로 국내 영업이익 415억원을을 웃돌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따라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호주 ETF 운용사 베타쉐어즈 매각 차익도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 지난 2011년 인수 당시 1200억원이던 베타쉐어즈 수탁고는 올해 2월 14조원을 넘어서면서 10년 만에 100배가 넘는 성장세를 나타낸 바 있다. 국내 법인 수탁고 역시 ETF와 TDF 등을 필두로 6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KB운용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KB운용의 1분기 순익은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108억원보다 77억원 증가했다. KB운용 관계자는 "수탁고가 늘면서 전체적인 운용 수수료가 증가했다"며 "준수한 성과를 올린 일부 펀드들이 성과 보수를 받은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ETF 라인업을 보유한 삼성운용은 지난해 1분기보다 38억원 늘어난 18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기관 자금 유입과 ETF 시장의 활황으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게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간발의 차로 KB운용에 2위를 내준 것은 옥에 티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중위권 순위 다툼 활발…신한·한투·한화 순

신한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신한운용의 순익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47억원보다 65억원(138%) 증가했다. 전체 상품 중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 규모가 확대된 게 실적의 밑바탕이 됐다.

올해 3월 말 기준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22조원 수준. 작년 같은 기간 집계된 17조원에서 약 5조원 가량 늘었다. 단기금융상품 등에서도 조단위 자금이 유입되며 주식형과 부동산 펀드 등에서 감소한 설정액을 상쇄했다. 

한국투신운용의 순익은 101억원으로 작년 1분기 58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고 한화운용도 자산 규모 확대를 기반으로 84억원을 벌었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탄탄한 운용성과를 바탕으로 펀드 매출과 일임자산이 증가한 게 호실적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작년 1분기보다 56% 늘어난 62억원의 순익으로 운용업계 실적 호조에 보폭을 맞췄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6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키움운용의 뒤를 바짝 쫓았다.

하위권은 조용…교보악사운용만 '선전'         

자리 다툼이 치열했던 중위권과 달리 하위권은 비교적 조용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만 순익 규모를 불리며 체면을 세웠다.

교보악사운용의 1분기 순이익은 41억원으로 지난해 27억원보다 약 1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순익이 118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분기에 작년의 3분의 1이 넘는 수확을 거둔 셈이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이 작년 대비 2조원 가까이 늘고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의 설정액 규모도 2배 이상 증가한 게 주효했다.

흥국자산운용과 하나유비에스자산운용은 역성장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흥국자산운용의 순익은 25억원, 하나유비에스자산운용은 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7억원, 19억원보다 각각 2억원(7.4%), 3억원(15.7%)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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