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이용 기간이 만료되는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3조1700억원으로 확정했다. 통신 3사가 총 12만개의 5세대(5G) 무선 기지국을 투자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는 지난 17일 공개설명회 때 정부가 밝힌 3조2000억원보다 300억원 가량 낮아진 금액이며, 무선국 투자 규모도 기존 15만개보다 3만개 줄어든 수치다.
정부가 완화한 제시안을 내놓자 그동안 5G 투자 규모가 비현실적이라며 반대하던 통신 3사도 조정된 제시안에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들이 5G 서비스를 하려면 여전히 LTE 주파수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LTE 주파수의 가치가 5G 환경에서도 높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LTE 주파수가 5G 서비스의 매출에 기여하고 있고 5G 투자 및 망 구축 없이 LTE 가입자의 5G 전환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는 2022년까지 통신사들이 12만개국의 5G 무선 기지국 투자를 조건으로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3조17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얼마전 정부가 제시한 15만개국의 조건보다 다소 완화한 것이다. 금액도 기존 3조2000억원에서 300억원 깎았다.
아울러 주파수 운영기간은 5년으로 확정했다. LTE 서비스가 쇠퇴기에 접어드는 오는 2026년에 3㎓ 이하 대역에서 160㎒폭의 광대역 5G 주파수 확보를 위해 2.6㎓ 대역의 이용기간을 이 같이 고정했다.
그 외의 대역에 대해서는 통신사가 대역별 이용상황 및 특성에 맞게 5년~7년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이용기간을 선택하게끔 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7일 공개설명회에서는 15만 국의 5G 무선국 구축을 기준으로 제시했으나 통신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라며 "이에 통신사의 추가 의견수렴 및 분석을 통해 구축 가능한 5G 무선국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통신 3사가 지난 7월에 발표한 5G 투자 계획보다 상향된 12만국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LTE 주파수의 가치는 현재 시점에서 여전히 유효하여 적정 수준의 대가를 환수하는 것이 필요하며, 동시에 5G 투자에 따라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가치 조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이번 재할당 정책 방안은 주파수 자원 활용에 대한 국가 전체의 효율성 제고와 사업자의 투자 여건,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불만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전문가 및 사업자들과 함께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라며 "이번 재할당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5G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파수 할당대가는 5G 도입에 따른 시장여건, 5G 투자 등을 고려해 적정한 대가를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3사도 대체로 정부안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어서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을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첨예한 대립은 마무리될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과기부가 사업자의 현실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으로 정부 정책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KT 역시 "정부의 이번 재할당 정책 방안은 합리적으로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환영의 입장을 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투자옵션 등 전반적인 조건이 도전적이지만, 정부와 통신업계의 지속적인 대화의 결과로 도출된 산정방식인만큼 주파수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