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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vs 이통사 '서로 김선달 지적'…주파수 재할당 합의 난항

  • 2020.11.17(화) 17:56

과기부 세부정책 방안 제시에 업계 반발
5G 기지국 많이 지을수록 재할당액 할인
이통사 "비현실적", 조건설정도 위법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정책방안 공개 설명회'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정부가 내년 6월 이용 기간이 끝나는 총 310㎒ 폭 주파수의 5년간 재할당 대가를 3조2000억~3조9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기존 제시 금액인 4조2000억원보다 다소 낮춘 금액인데 이통사가 향후 이동통신 기지국을 일정 규모 이상 구축하면 가격을 깎아주는 조건이 달렸다.

이는 이통 3사의 예상치(1조6000억원대)를 두배나 넘는 금액이라는 점에서 통신 업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통신사들은 이 같은 조건을 단 가격 설정이 이중부과에 해당하는 조치로서 위법 소지가 있으며 재할당 대가 금액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정책방안 공개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 제시안의 요점은 과거 경매가를 반영해 최대 4조4000억원에 이르는 최대 가격을 설정하고 통신사들의 5G 투자 실적과 연계해 할인을 적용하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3.5GHz 대역 기지국 투자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 재할당 대가를 최대 7000억원 가량 할인해 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15만국 이상은 3조2000억원 ⓑ12만~15만국 미만은 3조4000억원 ⓒ9만~12만국 미만 3조7000억원 ⓓ6만~9만국 미만 3조9000억원 가량 4개 안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정부는 이러한 조건 가운데 ⓐ안을 먼저 제시하고 오는 2022년 말까지 무선국 구축 수량을 점검해 15만국에 미달하면 다른 가격 ⓑ~ⓓ안으로 확정 및 정산할 방침이다.

정영길 과기정통부 과장은 "통신사는 지난 7월에 오는 2022년까지 85개시 행정동, 주요 읍면 중심부, 다중이용시설, 공공 인프라 등에 5G 전국망 구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사업자의 5G 투자 노력에 따라 주파수 할당대가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파수 재할당 대가 세부방안 예고 내용. [자료=과기정통부]

이동통신3사는 이에 대해 비현실적인 조건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재할당 대가 수준으로 제시된 무선국 투자 기준은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으로 현실성이 없다"며 "LTE를 8년간 꾸준히 투자했을 때 구축 가능한 무선국 수준을 불과 2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동일하게 구축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통사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무선국을 약 5만국 구축에 그친 상황이다. 정부가 제시한 조건은 지난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할 때 부과한 5년차 4만5000국 대비 3배를 초과하는 규모다.

김순용 KT 정책협력담당(상무)도 "5G 투자와 연동한 가격 설정은 부당결부, 이중부과에 해당되는 등 위법 소지가 있다"며 "다시 투자조건을 부과하고자 한다면 2018년에 부여한 할당조건을 변경하거나 이번 재할당 주파수를 5G용으로 경매하면서 새로운 5G 무선국 구축의무를 부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윤호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역시 "5G 투자 조건을 연계해야 한다면 무선국 허가번호 기준이 아닌 장비수 기준으로 하거나, 3사 공동구축계획을 고려한 현실가능한 수량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LTE 재할당 특성에 걸맞게 LTE 가입자의 5G서비스로의 전환 비율을 반영해 할당대가를 차감하는 방식이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 설명회 이후에도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법정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업계는 주파수 경매 관련 "과거 10년간의 산정방식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 청구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정부가 봉이 김선달'이라는 말이 업계에서 흘러나올 정도로 감정이 격해진 상태다. 정부가 민간 사업자의 돈을 너무 많이 쉽게 가져간다는 것이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정부 뿐만 아니라 통신사도 봉이 김선달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일정기간 통신사에 주파수를 허용하는 것은 국공유지에 큰 건물을 지어 임대사업 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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