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동안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업비트에선 블록체인 기반 위키 프로젝트 '에브리피디아'에서 발행한 '아이큐(IQ)' 코인의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에브리피디아는 '나무위키'나 '위키피디아'처럼 특정 분야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고 수정할 수 있는 오픈형 백과사전 서비스다.
에브리피디아에선 기존 오픈형 백과사전 서비스들과 달리 글 작성자가 자신의 아이큐 코인을 담보로 글을 써야 한다. 담보로 건 코인은 작성한 글이 승인됐을 때 보상과 함께 돌려받는다. 오픈형 백과사전에 올라온 텍스트가 신뢰를 얻기 어려웠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백서에 따르면 에브리피디아는 기존 오픈형 백과사전 서비스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했다. 에브리피디아는 "위키피디아는 모든 언어권에서 매달 페이지뷰가 190억회를 넘는 세계 최대 웹사이트"라며 "콘텐츠로서 지식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에 공헌했지만, 그 안에서 생산된 지식을 가둔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피디아에서 만들어진 콘텐츠가 저작권 문제로 다른 콘텐츠에 쓰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브리피디아는 저작자를 표시할 경우 누구든 콘텐츠를 2차 창작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무료로 배포하면 콘텐츠 제작자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 참여 의욕을 잃는다. 에브리피디아 이용자 입장에선 글을 써야 할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많은 플랫폼이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고 수익을 콘텐츠 제작자에게 나누는 식으로 참여를 유도한다.
에브리피디아는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아이큐 코인을 준다. 광고를 붙이는 대신 코인을 지급하는 이유에 대해선 "콘텐츠의 본질적인 가치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광고로 이용자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데다, 코인을 지급하면 콘텐츠가 그 자체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에브리피디아에선 콘텐츠 제작자뿐만 아니라 관리자와 개발자에게도 아이큐 코인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에브리피디아는 "위키피디아처럼 광고를 도입하면 플랫폼과 커뮤니티가 지닌 콘텐츠의 금전적인 가치가 부각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플랫폼이 만든 가치를 콘텐츠 제작자와 관리자, 개발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에브리피디아는 별도 관리 인력을 두지 않고 서비스에 참여하는 모든 이에게 코인을 지급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글을 작성하거나 관리자로 참여하기 위해선 아이큐 코인 일정량을 보유해야 한다. 일부 이용자가 악의적으로 글을 쓰거나 편집할 수 없도록 주주 격인 아이큐 코인 보유자에게만 권한을 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론 자신이 보유한 코인을 담보처럼 최소 21일 이상 예치해야 편집권한을 얻을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팀잇'과 비슷한 형태다. 스팀잇 이용자들은 스팀잇의 코인 스팀(STEEM)을 예치해 게시물 작성시 더 많은 보상을 받는 등 일종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에브리피디아의 이용자는 2018년 기준 월 100만~200만명을 기록했다.
에브리피디아는 오픈형 백과사전 서비스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다.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백과사전 서비스의 발전은 멈춰왔다"며 "(에브리피디아는) 지식을 문서화하고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에브리피디아의 아이큐 코인의 가격이 최근에 상승한 뚜렷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아이큐 코인의 거래량 중 97%는 업비트에서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지만 우리나라에서만 가격이 오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