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코인) 거래소 업비트에선 지난 한주 동안 쎄타퓨엘(TFUEL)이 도지코인에 이어 두번째로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쎄타퓨엘은 블록체인 기반 동영상 공유 플랫폼 쎄타에서 발행한 코인이다.
쎄타퓨엘은 개인 컴퓨터의 여유 공간을 서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코인이다. 12월 새 메인넷 공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개인컴퓨터를 서버로
쎄타퓨엘의 발행사 쎄타랩스는 블록체인을 적용한 동영상 플랫폼 쎄타를 운영한다. 그동안 블록체인 업계에선 트론을 비롯해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여러 블록체인 서비스가 등장했다. 하지만 동영상을 올린 업로더에게 보상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춘 기존 프로젝트들과 달리, 쎄타는 서버로 참여하는 이들에게 코인을 준다.
일반적으로 동영상 플랫폼은 서버 규모를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월드컵이나 인기작품 출시 등 동영상 이용자들이 급증하는 때 끊김없이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넉넉한 서버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서버 비용이 만만치 않아 수요가 많지 않을 때엔 서버 규모를 줄이는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 때문에 많은 동영상 플랫폼은 서버 확보에 많은 비용을 들이거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상황에 맞게 서버 규모를 유동적으로 바꾼다.
쎄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의 많은 컴퓨터 보유자들이 상황에 맞게 자신의 컴퓨터에 남아있는 여유 공간을 빌려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서버로 참여할 의사가 있는 '캐싱 노드'들을 미리 확보해, 많은 서버가 필요할 때 이들의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여유공간을 빌려준 이들은 대가로 쎄타퓨엘을 받을 수 있다.
쎄타랩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쎄타는 비디오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최고의 전용 블록체인"이라며 "컴퓨터와 저장공간 등을 제공하는 10만대 이상의 커뮤니티 노드(저장공간)를 확보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50~70% 이상 절감하고 이용자 증대를 돕는다"고 설명한다.
또 "이더리움의 조건부 계약(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지원해 NFT(대체불가능토큰), 디파이(탈중앙금융), 다오(블록체인 기반 의사결정 조직) 등 다양한 웹3 프로그램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쎄타토큰? 쎄타퓨엘? 코인 두개인 이유
쎄타랩스는 쎄타퓨엘과 함께 쎄타토큰(THETA)이라는 또 다른 코인을 발행했다. 쎄타퓨엘은 앞서 설명했듯 컴퓨터의 여유공간을 빌려준 캐싱노드들에게 대가로 제공하고, 쎄타토큰은 쎄타의 블록체인 저장공간인 블록을 생성하거나 캐싱노드로 참여하는 이들을 검증하는 데 쓰인다.
쉽게 말해 쎄타퓨엘은 서버 제공자가, 쎄타토큰은 블록체인 운영자들이 보상으로 받는다. 네이버를 예로 들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판매자들이 받는 코인과 네이버 운영자들이 받는 코인을 구분한 것이다.
이들이 서로 다른 코인을 사용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운영과 보안 때문이다. 쎄타토큰은 단순히 보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주식처럼 운영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쓰이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거버넌스 토큰'으로서 쎄타토큰을 많이 보유한 이들은 쎄타 네트워크의 의사결정권을 갖는다.
의사결정을 이렇게 하는 이유는 쎄타토큰이 지분증명(PoS)이라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코인을 많이 보유한 이들이 네트워크의 새로운 블록으로 참여하려는 이들을 검증하고, 체결되는 거래들이 유효한지 확인하는 운영 방식이다.
문제는 쎄타토큰의 양이 너무 많으면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 네트워크 운영 결정권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또 시장에 풀리는 쎄타토큰의 양이 급격히 많아지면 가격이 하락하면서 운영자로 참여하려는 이들이 줄어들고 쎄타 프로젝트가 원활히 운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쎄타는 쎄타토큰의 유통량이 들쑥날쑥하지 않게 총 발행량을 1억개로 정했다. 현재 발행된 코인 역시 1억개다. 새로운 쎄타토큰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반면 쎄타퓨엘은 총 발행량이 정해져있지 않고, 지금까지 발행된 양이 5억개를 넘어선 상태다. 프로젝트 운영에 쓰이는 쎄타토큰은 유동성을 적게 유지하고, 컴퓨터의 여유공간을 빌려주려는 이들에겐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유동성이 높은 코인을 사용하는 식이다.
메인넷 공개 앞두고 관심
쎄타는 다양한 기업을 검증자로 참여시키며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온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힌다. 쎄타의 검증자로는 삼성과 소니, 구글, 바이낸스 등이 참여했다.
쎄타는 내달 새 메인넷 공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론 12월1일부터 메인넷 사용설명서 격인 개발자키트를 공개한다. 다만 가격 변동폭이 크고 호재를 앞두고 가격 상승이 선반영되는 가상자산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