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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처럼 즐기는 클라우드게임, 볕들 날 올까

  • 2023.06.28(수) 16:53

클라우드게임 서비스하는 통신업계, 운영 난항
국내 시장 파이 작지만…세계 시장은 '블루오션'

통신3사가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꾸준히 사업을 이어갈 전망이다./그래픽=비즈워치

야심차게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했던 통신3사가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운영 주체를 바꾸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 국내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KT는 자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를 종료한다. 게임박스는 PC와 콘솔, 모바일 등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 데이터 처리와 실행, 저장 등을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기존 게임은 게임 데이터를 이용자의 기기에 내려받은 뒤 설치하는 과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히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AAA급 게임은 비싼 고사양 PC를 갖춰야 실행할 수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이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게임 데이터를 주고받으면 되기 때문에 별도의 게임 데이터 설치나 고사양 기기가 필요 없다. 스마트TV나 PC 등에서 콘텐츠를 선택하면 스트리밍해주는 '게임판 넷플릭스'로 이해하면 쉽다.

KT는 게임박스를 지난 2020년 8월에 출시했다. 당시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은 SK텔레콤(5GX 클라우드게임), 엔비디아와 협업한 LG유플러스(지포스나우)와 달리 자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출시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다른 통신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상황도 좋지 않다. LG유플러스가 위탁 운영하는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는 지난 2일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지포스나우 운영 주체는 다음달 1일부터 엔비디아의 파트너사인 '클라우드 게임 랩'으로 바뀐다. 월 3만4900원과 9900원으로 이뤄진 지포스나우 유료 요금제는 무료로 전환된다. 

SK텔레콤은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출시 당시 3년 내 가입자 100만명 확보를 목표로 삼았으나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구체적인 5GX 클라우드 게임 가입자 수를 밝힐 수 없다"며 "지금의 운영 방식 등은 변동 없이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통신3사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국내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많은 국내 게임 이용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선호하는데, 클라우드 서버를 경유하는 아주 짧은 시간에도 게임의 승패가 갈리는 MMORPG의 특성과 잘 맞지 않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37억4000만원이다. 이는 19조1109억원에 달하는 국내 게임시장의 0.02%수준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클라우드 게임 자체의 수요가 많지 않아 시장 규모가 작은 게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클라우드 게임 분야가 세계 시장 관점에서 보면 희망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통신업계가 이 분야를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에서 바라보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12억3000만달러(한화 약 1조6061억원)에서 2027년 51억3000만달러(6조6998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는 연평균 43%에 달하는 성장률이다.

게임업계에서도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밝은 전망은 반가운 소식이다. 현재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과 PC, 콘솔(모니터에 화면을 연결해 이용하는 게임 기기) 등을 오가며 게임을 이용하는 크로스플랫폼이 대세로 자리 잡았는데,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면 플랫폼별 환경에 맞는 게임 제작 요소를 클라우드 환경에만 맞추면 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사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라며 "사실상 전 국민이 접점인 통신업계가 게임업계와 손잡고 출시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통해 이 시장을 크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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