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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서 코스닥으로 대이동하는 국내 바이오

  • 2023.10.26(목) 06:00

바이오주 5곳 코스닥 이전상장 추진
기업가치 재평가·안정적 자금확보 기대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코넥스 소속 바이오기업이 늘고 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미 일라이릴리의 비만약 '마운자로' 등 국내외 신약 임상결과 발표에 바이오주 모멘텀이 개선되며 거래자금이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큰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했거나, 추진 중인 코넥스 기업은 총 5곳이다. 신청일자순으로 △이노진 △프로테옴텍 △유투바이오 △에스엘에스바이오 △퓨쳐메디슨이다. 작년 선바이오 단 1곳만이 이전 상장한 것과 비교해 올해 바이오텍들의 코스닥 시장 진출이 활발해진 분위기다.

바이오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이유는 코넥스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데 한계가 있어서다. 코넥스는 시장 참여가 제한적인 탓에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억원대에 불과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 자금 조달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반면 코스닥은 투자자 진입 제한이 없어 일평균 거래대금이 1조~10조원대로 크고, 시장 신뢰도가 높아 안정적인 성장 발판이 필요한 기업에 좀더 유리하다. 국내외 신약 임상결과 발표 등에 바이오주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 확보가 필요한 코넥스 기업들의 이전 상장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다.

올해 이전 상장한 바이오텍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바이오업계 매출이 줄면서 펀딩도 주춤했다"며 "하반기 들어 이러한 부분이 회복하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코스닥에 이전 상장한 바이오기업들은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월 상장한 의료기기업체 이노진은 1603대 1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장일 시가총액 93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진단기기 기업 프로테옴텍은 희망가 최하단에 상장했으나, 이전 상장일인 지난 6월16일 시가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한 670억원을 기록했다.

의약품 품질관리, 신약 개발지원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이전 상장 전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345.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 20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첫날, 차익실현 물량 등에 주가가 큰 폭 하락했지만 시가총액은 481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9.5% 늘었다.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전문기업 유투바이오는 지난 23~24일 이틀간 이뤄진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287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실시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관심을 모은 회사다. 당초 공모 희망가는 3300~3900원이었으나 최종적으로 희망가 상단을 뚫은 44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유투바이오는 내달 2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다.

유투바이오 관계자는 "기업의 신뢰도나 인지도 차원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게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신규 사업이나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데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신약 개발 기업 퓨쳐메디신은 지난 20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를 신청했다. 2015년 설립된 퓨쳐메디신은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 '포커스'로 현재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녹내장치료제 등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거나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기업에게 이전 상장은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보유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높은 바이오기업은 바이오 섹터 수급과 무관하게 이전 상장 이후에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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