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가 프로야구(KBO)리그 중계권을 낙찰받지 못하면서 스포츠 콘텐츠 전략에도 제약이 걸렸다. 아프리카TV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비롯한 다수의 스포츠 중계권을 적극 확보하고 '편파중계'를 비롯한 콘텐츠에 힘을 쏟아왔다.
아프리카TV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보유 중인 스포츠 중계권은 총 33개다. 지난해 아프리카TV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비롯한 굵직한 국제대회 중계권을 확보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인기 1위를 달리는 KBO리그의 경우 2009년 최초로 중계권을 따냈으며, 정규·포스트시즌과 시범경기를 모두 생중계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TV는 구단별로 중계하는 BJ(1인 미디어 진행자)가 대놓고 특정 팀을 응원하는 '편파 중계'로 차별화한 야구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그러나 CJ ENM이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뉴미디어) 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올해는 KBO리그 중계 방송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CJ ENM이 2024~2026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뉴미디어) 사업자로 최종 낙찰될 경우, 타 플랫폼이 KBO리그 중계방송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CJ ENM과의 재판매 협상을 통해 중계권을 확보해야만 한다. 아프리카TV 입찰에 실패한 네이버와 아프리카TV, LG유플러스의 '스포키'나 SK텔레콤의 '에이닷' 모두 마찬가지다.
뉴미디어업계는 CJ ENM이 네이버, 아프리카TV 등에 KBO리그 중계권을 재판매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CJ ENM은 유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의 구독자 확보차원에서 중계권에 큰 투자를 결정했는데, 무료 플랫폼에 권리를 재판매하면 시청자 유입 효과를 크게 보기가 어렵다는 이유다. 티빙 관계자는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BJ에 집중한 스포츠 콘텐츠 계속
아프리카TV는 별풍선(기부경제) 위주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트래픽을 늘리고, 매출 다변화를 위해 스포츠콘텐츠에 적극 투자해왔다.
아프리카TV의 콘텐츠별 트래픽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게임이 69%, 버라이어티/토크쇼가 16%, 스포츠가 5%다. 비중은 적지만 전년 동월(3%)과 비교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TV가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존과 같은 형태의 편파중계는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스포츠 콘텐츠를 이어갈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BJ들이 영상을 송출하는 화면 중계는 포기하되, 스포츠 경기를 함께 보는 '입중계'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가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해외축구를 중계하는 스포츠 BJ들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이러한 방식을 택했다.
인기 콘텐츠인 구단별로 편파 중계 BJ들이 출연하는 야구 토크쇼 '야자타임'(야구를 자유롭게 말하는 시간)은 중계권이 없더라도 이어갈 수 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추후 방안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고민중이다"면서 "우리 스포츠 경기 중계의 차별성은 BJ에 있고, 이용자들도 BJ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경우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오픈톡을 비롯한 스포츠 커뮤니티 서비스는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네이버는 실시간 이용자간 소통이 가능한 스포츠 '오픈톡'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10개 구단과 협력해 선보인 오픈톡 누적 방문자 수는 지난해 기준 1633만명을 넘어섰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스포츠에서 야구와 관련된 오픈톡, 커뮤니티 서비스 등은 계속해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