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편지수 기자] "이제 알았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저탄고지도 도수치료도 아닌 긍지였다는 걸!"
지난 14일부터 '지스타 202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제1전시관 앞에 설치된 '마법소녀 카와이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마법소녀 루루핑') 야외 부스는 끊임없이 난해한 대사를 읊는 관람객들로 넘쳐났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크래프톤 산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렐루게임즈'의 음성 역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AI(인공지능) 기반 TTS(텍스트 투 스피치) 기술을 활용했다. 이용자가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우면 음성인식을 통해 마력을 측정하고 상대와 싸울 수 있다.
이 게임은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쳐 AI(인공지능)로 인식하는 독특한 플레이 방식뿐만 아니라 상식을 벗어난 설정과 콘셉트로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출산율 저하로 마법소녀가 부족해져 성별과 나이를 무관하고 누구나 마법소녀가 될 수 있는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인 '김부장' 또한 평범한 중년 남성이었지만 넘치는 마력으로 마법소녀가 됐다.
렐루게임즈는 야외 전시부스에서 마법소녀 루루핑의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멀리서도 눈길을 잡아끄는 화려한 색채, 마법소녀 의상을 입은 대머리 아저씨 캐릭터들로 전시된 공간에 많은 관람객들이 눈을 떼지 못했다. 가족끼리 온 관람객들도 육성으로 주문을 외쳐야 하는 게임이 신기한 듯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이 곳에서 마법소녀 루루핑의 '레전드 모드'와 '마법 대결 모드'를 체험했다. 레전드 모드는 인기 스트리머 '우정잉'을 비롯해 사전 녹음된 목소리와 겨룬다. 캐릭터별로 쓰러뜨리기까지 필요한 데미지의 총량이 다르며, 난이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었다.
부스에서 만난 박 모씨(30)는 "실제로 대사를 하려니 처음에는 많이 민망했는데, 공격이 안 먹히니 점점 목소리가 커졌다"면서 "이런 게임은 처음 해 봤는데 집에서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단순히 주문을 외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충분한 성량과 정확한 발음, 그리고 마법소녀의 감정이 실리지 않으면 마력이 부족하다며 충분한 공격이 되지 않는다. 렐루게임즈가 자체 개발한 AI 음성 인식 기술이 목소리의 크기와 발음, 감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문 데미지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부끄러워 성량이 줄어들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측정되는 마력이 적어 상대를 쓰러뜨리기 어렵다. 그러나 수십만명의 참관객이 몰린 '지스타 2024' 기간에 가장 눈에 띄는 부스에서 "박력분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옥저 민며느리제가 남아있답니다"와 같은 마법 주문을 외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심지어 기자는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 4번이나 주문을 외워야 했다.
캐릭터 모드까지 마치고 나면 마법소녀가 될 자격이 주어진다. 대한민국마법청이 수여한 마법소녀 등록증을 즉석에서 인쇄해준다. 승리를 거둔 마법소녀에게는 더 예뻐질 수 있는 마법소녀 루루핑 머리띠까지 주어지는데, 다수의 마법소녀들이 머리띠를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