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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격전지로 떠오른 '태국'

  • 2025.02.25(화) 17:00

그라비티·위메이드·컴투스 등 성과
"게임시장 잠재력 높아 적극 공략"

국내 게임사들이 연초부터 태국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고 각사 게임 지식재산권(IP)이 장수하면서 기존 IP 기반 신작들도 흥행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신작을 다른 지역보다 태국에 먼저 출시한 뒤 반응을 살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최근 그라비티 인터렉티브(GVI)는 '라그나로크M: 클래식'을 태국에 출시하고 인기·매출 상위권에 올리면서 '라그나로크' IP의 힘을 다시한번 과시했다. 지난 14일 태국에 선보인 이 게임은 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차지했고, 매출 2위도 달성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2003년 태국에 선보인 뒤 장기간 인기를 얻었다. 2019년에는 태국 지사도 설립하고 현지화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라그나로크는 태국에서 장기간 서비스하면서 아주 익숙한 IP가 됐다"며 "게임성과 아기자기한 캐릭터, 현지에서 인기 있는 캐주얼 장르라는 점 외에도 오케스트라 콘서트, 팝업 카페 등을 여는 등 오프라인 이벤트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라비티가 동남아 지역에 선보이는 대표 게임 지식재산권(IP)./그래픽=그라비티 제공

컴투스도 지난 12일 선보인 신작 '서머너즈 워: 러쉬'가 태국 구글 플레이에서 RPG(롤플레잉게임) 인기 1위를 차지했다. 매출 순위에서도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 RPG 부문 2위를 기록했고, 출시 이틀 만인 지난 14일 전체 게임 14위를 달성했다. 

컴투스는 키우기 장르의 인기가 높은 태국에서 '서머너즈 워: 러쉬'를 먼저 선보이고 상반기 중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9개 언어와 함께 글로벌 160여 개 지역에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컴투스는 '서머너즈워:크로니클'이 태국에서 2023년 3월 기준 매출 10위권에 진입한 경험이 있다.

위메이드의 경우 투핸즈 게임즈가 개발한 스포츠 게임 '골프 슈퍼 크루'를 태국 시장에 선보이고 초반에 스포츠 장르 인기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이 게임은 과거 태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온라인 골프 게임 '팡야'의 개발진이 만든 것이다. 팡야는 2010년 태국게임쇼에서 최고 게임상을 받기도 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팡야 개발진이 만든 신작이라는 소식에 태국 게임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기대감도 크다"고 전했다. 위메이드는 골프 슈퍼 크루가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점에서 자사 위믹스 생태계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해 8월 베트남 기업과 합작법인(JV) 'NCV GAMES'를 설립한 바 있는데, 올해 태국에 '리니지2M'을 현지에 본격 선보일 계획이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 출시 계획이었으나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다소 지연됐다.

특히 엔씨는 과거 태국에 선보인 '리니지W'이 2022년 6월부터 2023년 5월 사이 집계된 한국 모바일 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인 바 있다. 엔씨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리니지2M을 시작으로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고,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머너즈 워: 러쉬./그래픽=컴투스 제공

국내 게임사들은 태국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끄는 e스포츠에도 적극적이다. 기존 게임을 e스포츠화하면, 게임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수명을 지속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실제 그라비티의 싱가포르 지사는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e스포츠 대회 결승전을 지난해 말 태국에서 이틀간 진행했다. 현장에는 1000명 이상의 현지 유저들이 모였고, 라이브 방송 시장차는 4만3000명에 달했다. 데브시스터즈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e스포츠 대회 '글로벌 인비테이셔널'을 내달 개최하는데,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대만어·태국어 중계를 제공한다.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의 대미를 장식할 '2025 PMGC 그랜드 파이널'을 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이처럼 태국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배경은 간단하다. 시장 성장성이 기대되고 자사 게임 IP가 이미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PwC에 따르면 2023년 태국 게임 시장은 12억3300만달러(약 1조76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오는 2028년 15억8700만달러(약 2조2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 가운데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은 전세계에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며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스마트폰 보급 확산 덕에 모바일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현지화한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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