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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mRNA 백신 지원…밑빠진 독에 물붓기

  • 2025.04.24(목) 08:53

코로나 때부터 자체 백신 개발 지원
지속·체계적 관리 필요, 선택과 집중

'밑빠진 독에 물붓기' 

밑에 구멍이 뚫린 독에 아무리 물을 부어도 채울 수 없는 것처럼 헛된 일에 노력해봤자 소용없다는 의미의 속담이다.  

바이오 업계에 이 속담이 어울릴만한 일이 있다. 정부가 코로나 확산 이후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지원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밑빠진 독에 수년째 물만 붓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2023년 국산 mRNA 백신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지원을 시작했다. 2022~2023년에는 약 900억원, 지난해 약 300억원을 mRNA 백신 개발 지원에 투입했다. 그러나 여태껏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또 지원한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국산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연구개발(R&D)에 5052억원을 쏟아 붓기로 했다. 

정부가 mRNA 백신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미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mRNA 기술은 개발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른 백신 플랫폼으로, 코로나 확산을 계기로 주목받았다. 미국과 유럽은 mRNA 기술로 발빠르게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면서 자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해당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mRNA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코로나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에 대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백신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하는 기술이다. 

mRNA 코로나 백신의 작동 원리. /이미지=기초과학연구원

다른 나라들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뚜렷한 결과물을 얻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2023년 3월과 같은해 8월 자체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성공 사례가 없다. 지원 규모가 일본 등 다른 나라보다 적다보니 뚜렷한 성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에 백신 개발 지원 규모를 이전보다 약 3~4배 늘린 연간 1200억원 수준으로 확대했으나 여전히 일본 정부 지원 금액에 못 미치고 있다. 

지원금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없었다는 관련 업계의 핀잔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지원금을 정부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주다보니 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백신 개발사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성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선 최종 개발단계인 임상3상에 대한 지원이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것이 임상3상이다. 지원과제에 선정된 바이오텍들은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임상3상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

밑빠진 독에 물을 채우려면 두꺼비가 뚫린 구멍을 막아주면 된다. 정부 주도로 분산된 정부부처의 지원체계를 일원화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mRNA 백신 개발 기업에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mRNA 백신을 확보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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