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 네이버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빅테크가 서울에 모인다. 이들 AI 빅테크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개인정보 감독기구, 학계, 시민단체도 총집결한다. AI 시대를 맞아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개인정보보호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오는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GPA(Global Privacy Assembly)' 총회에 참석해 AI의 글로벌 확산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개인정보보호 이슈와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국의 AI·정책 경험, 세계가 주목"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GPA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의미에 대해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은 초기에 유럽의 법을 참고해 만들어졌다"며 "지금은 거꾸로 미국과 유럽이 한국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게 느끼는 형국이 됐다.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황이 됐다는 점을 명실상부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PA는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95개국 148개 개인정보 감독기관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개인정보 감독기구 협의체다. 올해 GPA 총회는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된다. 이번 총회는 아시아에서는 2017년 홍콩에 이어 2번째 개최이며, 국가 단위로는 한국이 처음 개최하는 것이다.
개인정보위는 2023년 4월에 GPA 총회 개최 제안서를 제출, GPA 집행위원회 검토를 거쳐 그해 10월 버뮤다에서 열린 총회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개최기관으로 결정됐다. 고 위원장은 "한국은 AI와 같은 신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으면서도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은 역동적 AI 생태계를 가진 나라"라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개인정보 정책, 조사, 처분 사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리더십 발휘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정보위는 AI 관련 가이드라인만 최근 2년새 10개 가량 발표해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고 위원장은 "국내외 기업에 대한 조사·처분 외에도 '사전적정성 검토제'와 '사전실태점검' 등 기업이 내놓는 새로운 AI 서비스에 대해 사전 검토하는 실제 사례를 축적해왔다"며 "글로벌 빅테크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이런 이슈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다는 등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구체적 경험을 한 것이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GPA 총회를 통해 AI 시대 최대 화두인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분야별, 산업별 폭넓고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과거 한국은 수동적 위치에서 개인정보 분야의 국제 논의를 관찰해왔으나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왔다"며 "유럽, 미국 일대를 중심으로 논의된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담론의 장을 아시아로 가져와 글로벌 규범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총회에선 AI 분야와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와 관련한 결의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 AI와 대응책 고민…한국 문화도 알린다"
GPA는 개인정보감독기구만의 행사가 아니라 개인정보와 관련이 있는 거의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개인정보·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AI의 세계적 확산 영향이기도 하다.
이번 GPA 총회도 회원기관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 월드뱅크 등 국제기구뿐 아니라 유니세프, 국제소비자단체 등 NGO(비정부기구)도 참관기관(옵저버) 자격으로 참가한다. 아울러 전세계 빅테크 개인정보 및 규제 준수 책임자,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한국에 집결해 AI 시대에 직면하고 있는 데이터와 개인정보 이슈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고민할 예정이다.
올해 GPA의 예상 참여 규모는 약 1000명으로, 나흘간의 컨퍼런스 외에도 오픈소스데이,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개인정보보호 선포식, 연합학술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진다. 정책포럼과 네트워킹 행사, 기업 전시 부스, 한국 문화체험 등의 행사도 함께 이어진다.
첫날 진행되는 오픈소스데이에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 네이버, 셀렉트스타 등 세계적 AI 전문 기업들이 참여해 오픈소스 활용 기술, 사업적 통찰을 공유할 예정이다. 영국, 이탈리아 등 감독기구간 오픈소스 생태계와 프라이버시를 논의하는 라운드 테이블도 개최된다. 개인정보위는 국내 AI 혁신기술과 함께 우수 행정 사례를 널리 알린다는 방침이다. 한국 CPO협의회는 'AI 안전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7대 실천사항'을 공동선언문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총회에선 5개 주제의 기조연설, 20개의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기조연설은 메러디스 휘태커 시그널재단 회장, 마이클 맥그레스 EU 사법총국 장관, 그레이엄 버넷 프린스턴대 교수,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맡는다. 주제별로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감독기구,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에서 120명 이상이 패널로 참여한다. 세부 주제로는 △AI 데이터 거버넌스 △에이전트 AI △개인정보 강화기술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 △국경간 데이터 이전 △감독기구간 격차 해소 등을 놓고 논의한다.
AI 혁신기술 체험 기회도 제공된다. 삼성전자 '녹스 볼트 플랫폼', LG유플러스 '익시오', 구글 AI '아스트라 프로젝트', 토스 '페이스페이',룰루메딕 '해외 연동형 의료 마이데이터 플랫폼', 메디에이지 '생체나이 서비스', 딥브레인에이아이 'AI 딥페이크 식별', 플리토 '1:1 실시간 통역 솔루션' 등 8개 기업의 기술이 현장에 등장한다.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GPA 총회인 만큼 한국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참석자를 상대로 K-먹거리, K-뷰티, K- 스포츠 문화행사도 제공한다.
고 위원장은 "AI로 앞서나가는 한국, 중앙행정기관으로 출범 5년을 맞은 개인정보위의 경험, 한국의 문화를 충분히 누리고 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번 GPA 총회가 기폭제가 되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정책 방향이 데이터·개인정보 거버넌스 논의에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