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브시스터즈가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며 운영자금 조달에 나섰다. 상법 개정을 앞두고 자사주 소각 의무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도록 중도상환청구권을 설정하고, 리픽싱 조항을 제외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말 출시되는 '쿠키런: 오븐스매시'를 비롯한 신작과 지식재산권(IP) 개발, 플랫폼 확장에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자사주로 395억원 실탄 확보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약 394억5164만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전체 주식의 5.23%에 이르는 자사주 63만8376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며, 교환가액은 주당 6만1800원이다. 교환사채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나 타 법인 주식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주식연계채권이다.
발행되는 교환사채의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0%로 별도로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해당 교환사채는 오는 10월 14일부터 5년간 데브시스터즈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투자자는 별도의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으며, 교환 대상인 데브시스터즈 주식의 시세차익으로만 수익을 얻는다. 별도의 보호예수 기간은 없다.
자사주를 소각하려면 비용 부담이 들고, 신주를 발행하면 기준주가보다 대개 할인해 발행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는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와 달리 교환청구권이 행사되더라도 신주가 발행되지 않는다.
콜옵션·리픽싱 미포함으로 '꼼수' 논란 불식
다만 교환사채를 인수한 사채권자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한다면 주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주식 교환가액을 최근 주가보다 높게 책정했다.
이달 중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있어, 일각에서는 교환사채 발행이 자사주 소각 의무를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상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다수의 기업이 교환사채를 발행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데브시스터즈도 교환사채를 발행하며 여러 옵션을 내걸었다. 많은 교환사채가 시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항을 내건 것과 달리 데브시스터즈는 리픽싱 조항을 포함하지 않았다. 주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걸 전제로 발행한 채권인 셈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가 발생할 경우 중도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도 설정했다.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사주 소각 의무를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브시스터즈는 발행일로부터 약 24개월 뒤 2027년 9월30일까지 자사주 소각 의무가 발생한다면 중도상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중도상환청구 수익률은 연 2.0%다.
올해 4분기 내 자사주 소각도 진행한다. 데브시스터즈는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지난 22일 지난해 영업이익의 10% 한도 내에서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72억원으로 재원은 최대 2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금흐름 개선…신규 IP에 활용
데브시스터즈의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현금성자산은 약 164억원이다. 지난해 말 108억원과 비교해 약 56억원이 증가했다. 상반기 '쿠키런: 킹덤'이 북미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순이익 205억원을 내며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고,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에서 다소 손해를 봤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102억원이 유입됐다.
데브시스터즈는 계속된 적자로 2023년까지 현금흐름이 나빠졌으나, 지난해 '쿠키런: 모험의 탑'과 쿠키런: 킹덤의 지역 확장으로 위기를 타개하는데 성공했다. 데브시스터즈는 교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395억원을 신규 프로젝트와 지식재산권(IP)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는 교환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올해 135억원, 내년 160억원, 2027년 이후 100억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데브시스터즈는 연내 난투형 액션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10만명 규모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던 만큼 신작에 대한 기대가 높다.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CC'와 3차원(3D) 액션 RPG의 출시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