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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향커피 맛 여행을 원한다면

  • 2020.04.10(금) 11:35

[페북사람들] 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화사한 봄날인데도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바램

여행사진을 뒤적이며 아쉬움을 달랜다.

김진욱 더블케이 소장은 9년째

베트남 다낭에서 여행사업을 하고 있다.

"어렸을 적에 누구나 한 번쯤

배낭 하나 둘러메고 여행하는

그런 꿈을 꾸곤 하잖아요.

2011년 그 꿈을 이뤘어요.

인도차이나반도를 돌아보던 중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빠졌어요.

이듬해 3월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무작정 거기로 떠났어요.

캄보디아에서 외국생활을 시작해

지금은 다낭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와트

그리고 가진 건 별로 없어도

늘 행복한 캄보디아 사람들.

앙코로와트로 여행 온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는 일에 매력을 느껴

여행 가이드를 시작했어요.

날씨는 덥고 또 습하지만

제 설명을 듣고 좋아하는 이들을 보면

저도 즐거움이 컸어요.

여행을 시작할 땐 가이드로 부르다가

여행이 끝날 무렵이면 선생님이나

전문가님 등으로 호칭이 바뀌곤 해요.

환한 미소로 감사를 전해주던 분들

그 응원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여행은 제 인생에 또 하나의

커다란 행복을 선물해 줬어요.

캄보디아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하다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아내를 만났죠.

친인척들만 모시고 캄보디아에서

조촐하지만 마음만은 세상을 다 가진

행복한 결혼식을 했습니다.

그해 10월 소속 회사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파견 제의가 왔고

그래서 아내와 함께 다낭으로

신혼여행처럼 오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한지 9년쯤 되었을 때

우리나라의 해외 여행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음을 피부로 느꼈어요.

여행의 가치를 더 높이고 싶었어요.

그냥 보고 스쳐 지나는 것과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보는 건

전혀 다른 느낌이거든요.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더 많은 걸 얻어 갈 수 있는

여행을 시켜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내와 함께 여행사를 차렸습니다."

"관광가이드는 커피와 같아요.

어떤 분은 믹스커피로 느낄 수 있고

또 어떤 분에겐 아주 고급스러운

사향커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거죠.

같은 커피지만 종류부터 가격까지

모두 다르고 제각각이잖아요.

관광객들이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사향커피 맛이 나는 그런 여행

더블케이여행사가 지향하는 목표죠."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2018년 아시아챔피언십 준우승

그리고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이어

10년 만에 스즈키컵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인들의 인기가 덩달아 올라갔어요.

택시를 타면 기사가 물어봐요.

한국 사람이라고 답하면

박항서를 외치면서 엄지척을 하죠.

베트남이 대한민국과 박항서 감독에게

보내는 찬사는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여론이 좋지 않아요.

어쩌다가 분위기가 이렇게 되었는지.

하루빨리 모든 상황이 잘 정리돼서

양국 국민들이 다시 한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다낭은 저희 가족에게 뜻깊고

또 잊을 수 없는 곳입니다.

20여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그 삶의 일부가 이곳에 있어요.

50여 년 전 베트남전에 참전하셨죠.

해병대(청룡부대) 파병지역이

바로 이곳 다낭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도 월남파병 지역이

어디인지는 잘 모르셨어요.

제가 베트남 다낭으로 온 후

월남파병 과정과 부대별 주둔지를

공부하던 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월남 파병지역이

다낭(호이안) 이었다는 사실을."

"그 사실을 안 순간

우리 가족이 여기 다 모인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느낌과 함께

한쪽 가슴이 찡하게 울렸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어머니에게

'내가 예전에 월남 파병 갔던 곳

그 해변이 너무 아름답더라.

아이들 크면 나중에 꼭 가보자'

이런 말씀도 하셨다고 들었어요.

바로 그곳 다낭 미케비치에 와보니

아버지가 더 그립고 보고 싶어지네요.

가족들과 함께 오고 싶어하신 곳인데."

"2018년에 여행사 문을 연 후

다낭의 여러 지역을 알리고자

열심히, 쉼 없이 달려왔어요.

그동안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데

요즘엔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아요.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2~5월이라

이런저런 피해가 더 큽니다."  

"4월 1일부터 모든 상점 문을 닫았고

버스와 항공 등 베트남 내 이동도

모두 금지하고 있습니다.

15일까지는 마트 외에는

어떤 상점도 문을 열 수 없어

거리가 텅 비어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고통스럽지만

고비마다 곁에서 응원해 주는 아내와

한국에서 저를 믿고 여기로 온 가족들

그리고 직원들이 있어 버틸만합니다."

"신입 가이드 때 관광 오셨던

70대 할머니가 해주신 말이 있는데

늘 제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어요.

'천금 만금보다 소중한 건 지금이야'

그러면서 열정적으로 여행을 즐기셨던

그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답답하고 깜깜한 코로나19의 터널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터널이지만

천금 만금보다 소중을 바로 지금

바로 오늘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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