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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날]⑤'보여주기' 한계? 공기업 '비상임' 집중배치

  • 2019.03.07(목) 17:25

공기업 여성임원비율 10%.. 외형상 양호하지만
1명 제외하면 모두 비상임이사.. 역할 편중 심해
여성관리직 비율 2.2%.. 최고직급 '차장급'도 다수

우리나라 공기업의 전체임원에서 여성비율이 1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살펴본 일반대기업(3.1%) 4대금융그룹(2.5%) 등 민간기업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두 자릿수에 달하는 공기업 여성임원비율 수치는 어떻게 나왔을까.
 
비즈니스워치는 공기업 36개(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기준)를 대상으로 임원 및 관리직(1~2급) 현황을 조사했다. 공공기간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나온 최신 임원현황과 직급별 현황자료를 참고했다.

분석결과 36개 공기업에는 올 2월말 기준으로 382명의 임원(상임·비상임 합산, 공석 제외)이 재직중이며,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임원 341명(89.3%) 여성임원 41명(10.7%)으로 각각 집계됐다.

10%대의 공기업의 여성임원비율은 2~3%대에 머무는 민간기업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우선적으로 정부의 정책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7년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계획을 마련, 2022년까지 여성 고위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 비율을 각각 10%,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공공기관에는 이번 조사대상인 공기업도 포함된다.

이 계획에 따라 공기업 경영을 평가·감독하는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을 마련, 여성임원이 최소 1인 이상 되도록 노력해야한다는 정책도 시행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적 효과는 아직 공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분석대상 36개 공기업 중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강원랜드, 한국광물자원공사,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전력기술, 주택도시보증공사, 에스알 등 9개는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주목할 점은 임원 역할의 편중이다.

공기업 임원은 크게 상임이사(기관장 포함)와 비상임이사(비상임 감사위원 포함)로 나뉜다. 각각 민간기업의 사내이사, 사외이사에 해당하는 역할이다. 따라서 비상임이사는 대체로 대학교수·법조인·회계사 등 외부인사로 채워진다.

분석대상 36개 공기업의 여성임원 41명 가운데 1명(장옥선 한국토지주택공사 기획재무본부장)을 제외한 40명은 비상임이사다. 정부 정책의 기준에는 상임·비상임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임원비율을 맞추기 위해 비상임이사만 여성으로 임명해도 문제는 없다. 다만 공기업 여성임원이 비상임이사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정책 풍선효과’가 아닌지 고민해야할 대목이다.

비즈니스워치는 공기업 관리직 현황도 함께 조사했다. 관리직은 임원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공기업의 임원 구조를 예측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은 임원을 제외하면 통상 6·7급 직군으로 구분한다. 이중 최상위 직급인 1급은 민간기업의 임원·실장급, 2급은 부서장·팀장급이다. 여기까지가 실질적인 인사평가 권한을 가진 관리직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36개 공기업은 7229명의 관리직(1·2급 합산)이 있으며 이중 남성 7069명(97.8%) 여성 160명(2.2%)으로 집계됐다. 해당 공기업의 전체 종업원 수(정규직 기준) 비율이 남성 86.4%(10만3003명) 여성 13.6%(1만6204명)인 점을 감안하면 고위직으로 갈수록 남성 비율이 높고 여성비율이 낮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마사회를 비롯해 한국가스기술공사, 한전KDN,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주택도시보증공사,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해양환경공단 9곳은 관리직급내에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

다시말해서 해당 공기업 내에 여성 최고직급은 3급(일반 기업의 차장 직급)이라는 얘기다.

특히 10%를 넘어선 여성임원비율과 달리 임원 바로 아랫단계인 여성관리직비율은 2.2%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앞서 짚어본대로 여성임원 대다수가 외부인사인 비상임이사라는 점과도 맞닿아있다.

내부승진을 통해 관리직이 되고 이어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는 아직 공기업에서 일반화된 흐름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러한 공기업의 상황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인해 전환점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개정안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임원임명 목표를 수립·이행하고, 기획재정부로 하여금 이행실적을 공기업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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