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을 겪고 있는 주택임대시장에서 전세를 월세로 바꿀때의 월세전환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월세로 임대수익을 얻는 집주인들의 소득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월세 전환율은 전셋값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연간 이자율. 예를 들어 보증금 1억원 대신 월세 100만원을 낸다면(연 1200만원) 월세 전환율은 12%가 된다. 하지만 이 비율이 6% 대까지 떨어졌다. 이유는 어디 있을까?
7일 부동산114(r114.com)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전환율은 6.68%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고점은 조사를 시작한 2002년 12월 10.04% 였지만 10년여가 지난 지금은 여기서 3.36%포인트 하락했다.
월세전환율이 점점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예금 등 시중금리의 하락이다. 월세전환율은 부동산 임대수익률로 '금리+α' 수준에서 결정되는데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10%에 가까운 고금리 기조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 금리는 연 2.7~2.9%(1년 정기예금 기준)에 그친다.
과거에는 주택 보유자가 전세금을 받아 은행 등에 넣어놓으면 월세를 받는 수준의 이자소득을 낼 수 있어 월세전환율도 10%를 넘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자소득이 미미하다보니 월세 가격은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반면 전셋값은 갈수록 올라 월세전환율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세입자들이 전세를 선호하고 월세를 기피하는 정서도 한몫한다. 매월 가처분소득을 주거비용으로 써버리는 월세보다, 이자는 받지 못하더라도 내 집 마련을 하거나 대체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목돈(전세)을 묶어두겠다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이러다보니 수요가 몰리는 전세는 가격이 급격히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공급은 늘어나고 수요가 적은 월세는 평균적으로 가격이 정체되거나 낮아지게 됐다.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월세 가격은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수도권 주택 월세가격은 작년 말보다 0.9%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인천 1.6%, 서울 1.2%, 경기 0.4% 순으로 낙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