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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한파]③'3大 동장군'에 쩔쩔

  • 2016.01.20(수) 14:25

▲공급과잉 ▲대출규제 강화 ▲금리인상
"주택 보유비용 증가 우려로 매수세 위축"

병신(丙申)년 새해를 맞은 주택시장에 '한파(寒波)'가 몰려왔다. 겨울로 접어들며 냉기가 도나 싶더니 해를 넘겨서는 꽁꽁 얼어붙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주택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일시적일지, 약세 진입의 전조일지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강남 재건축 등 수도권 매매·분양시장, 분양권 전매시장의 현 상황을 바탕으로 올해 주택시장의 변수들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지난해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작년말부터 거래도 잠잠하고 집값 상승세도 멈췄다. 공급과잉, 대출규제 강화, 금리인상 등 3대 변수가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시장 진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공급과잉 여파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전국에서 분양된 민영아파트는 51만5796가구다. 2014년보다 50.4% 늘어난 규모다. 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된 민영아파트 물량은 32만7855가구다. 작년보다 규모가 줄어들지만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태에서 공급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다.

 

미분양 물량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4만9724가구로 전달과 비교해 54.3% 증가했다. 수도권은 종전 미분양 2126가구가 팔렸지만 1만3128가구가 새로 추가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전월보다 70.6%(1만1002가구) 늘어난 2만6578가구를 기록했다. 미분양 주택은 작년 4월 2만8000가구까지 줄었던 게 6개월만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 자료: 부동산114

 

시장이 위축되면서 새해 들어서는 분양시기를 늦추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애초 업계에선 올 1월 신규 공급물량이 총 1만5000가구 정도 될 것으로 봤지만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첫달 분양물량은 1만가구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현재 제기되는 공급과잉 우려가 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작년 공급물량이 늘었지만 2012~2013년 위축됐던 공급분을 채우는 수준이라는 시각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이 수용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급락하거나 미분양이 급증하는 등의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출규제 강화

 

수도권은 당장 내달부터, 지방은 5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다. 원금을 함께 갚는 분할상환 비중이 높아지고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 소득 산정도 더 깐깐해진다. 주택 수요자들의 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대부분 경우에 비거치식·분할상환(거치기간 1년 이내)으로 받아야하다. 변동금리 방식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에는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을 감안한 '상승가능금리(은행연합회와 은행이 협의해 제시)'가 적용돼 대출한도가 정해진다. 지금보다 대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또 새로 받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원리금상환액과 가계부채 원리금상환액의 합산금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이 적용된다. 기존의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 능력만을 고려한 것이라면 DSR은 가계 총부채의 원리금 상환능력을 보는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
동산연구위원은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돼 거래량부터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분양시장의 경우 이미 분양가가 많이 인상됐고 자금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어 청약경쟁률이 작년에 비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자료: 금융위원회

 

◇ 금리인상 예고

 

지난해 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시중 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도 주택 구매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올 상반기까지는 금리 변동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에서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하반기 이후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이 나타나면 금리 리스크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조정의 시차가 평균 9.7개월로 분석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분석대로라면 올 9월 이후에는 국내 금리도 인상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 상승은 금융비용의 증가와 투자수익률 하락, 이에 이은 부동산 보유 메리트 하락으로 이어진다. 금리인상으로 보유 부담이 가중되면 보유 부동산이 매물로 나오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수요가 위축된 시장에서 공급까지 많아지면 가격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상승은 잠재적인 수요자에게도 주택시장 신규 진입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라며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 재건축 등 투자수요가 많았던 상품부터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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