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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한파]④살까 말까..당신의 선택은?

  • 2016.01.21(목) 07:57

주요 연구기관 연 3%이내 제한적 상승 전망
"건설사는 공급 조절, 수요자는 대출 조절 필요"

병신(丙申)년 새해를 맞은 주택시장에 '한파(寒波)'가 몰려왔다. 겨울로 접어들며 냉기가 도나 싶더니 해를 넘겨서는 꽁꽁 얼어붙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주택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일시적일지, 약세 진입의 전조일지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강남 재건축 등 수도권 매매·분양시장, 분양권 전매시장의 현 상황을 바탕으로 올해 주택시장의 변수들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매매가격 상승률이나 거래량은 작년만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극적인 급락은 없다. 부정적 재료들이 있지만 예측되어온 것들이다. 지역이나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강보합 수준은 유지할 것이다."

 

올해 주택시장을 내다본 주요 연구기관들의 전망은 이렇게 모아진다. 시장을 둔화시킬 변수들이 있지만 폭발력이 크지는 않고, 작년 만큼의 활기나 가격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재작년보다는 나은 수준의 경기를 유지할 것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연초부터 얼어붙은 시장을 보며 이같은 전망도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온다.


◇ 건산연 '상고하저' vs 감정원 '상저하고'

 

 

작년 주택시장은 기운찬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부양책과 저금리 기조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늘었기 때문이다. 주택거래량은 119만3691건으로, 집계를 시작한 지 10년만에 가장 많았다. 1년간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KB국민은행 집계 기준 4.42%로 2011년(6.86%)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연구기관들은 올해 주택시장이 작년 수준의 호조를 잇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기관마다 전국적으로 3%대 이내의 제한적인 상승이 나타나고 거래활기도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이 4%, 지방은 1.5% 상승할 것으로 봤다. 수도권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등에 대한 웃돈 기대 수요가 있어 어느 정도 상승세가 유지되겠지만 지방은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가격 상승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수도권 3%, 지방 2%의 주택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건산연 건설경기동향 및 전망 태스크포스팀(TFT)은 "불안한 상승세로 하반기로 갈수록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상고하저(上高下低)'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매매가격이 전세가격 상승과 총선 기대감 등으로 상반기 상승세가 이어지겠만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증가와 금융여건 변화 등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며 "지방은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세 둔화와 수요 여력 소진으로 호조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연구원은 올해 주택가격 상승률이 전국적으로 평균 1.2~2%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주택거래량도 작년보다 9.4% 가량 감소한 108만여건에 그칠 것으로 추측했다.

 

감정원은 특히 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건산연과는 반대로 상반기에는 관망세를 보이다가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이는 '상저하고(上底下高)' 형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작년 호조에 따른 피로감과 걱정스러운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배하겠지만, 하반기 들어 풀리면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 "어쨌든 안전벨트 매고 출발하라"

 

올해 주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세부 요인으로는 ▲경기부양 정책 ▲내수경기 회복 ▲4월 총선 등이 제시됐다. 반면 부정적 요인으로는 ▲금리인상 부담 ▲정부 가계부채종합대책 시행 ▲중국경제 위축 ▲분양시장 열기 축소 등이 꼽혔다.

 

복잡한 변수들이 많다보니 올해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의사결정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연구기관이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공급측(주택건설사)도 사업성을 더욱 꼼꼼히 챙겨야 하고, 내 집 마련 등을 계획한 수요측도 소득이나 금융비용 변동 등을 세밀하게 체크한 뒤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 측면과 관련, 건산연은 "장기적 공급과잉에 의한 시장 침체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공급 조절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2015년 인허가 물량이 70만가구를 넘으며 시장 호황기였던 2007년 실적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올해까지 공급 증가가 지속되면 하반기 이후 미분양, 미입주 등 재고적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산연은 건설사들에게 "시장 침체를 맞게 되면 입지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열위지역, 열위상품'부터 위험이 나타난다"며 "시장 양극화에 대비해 사업장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료: 건설산업연구원)

 

수요 측면에서도 매수 의사결정 전에 충분한 시장 관찰과 자금여력 확인이 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희선 센추리21코리아 전무는 "올해는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에 떠밀려 서둘러 매수에 나설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관망하는 자세로 자신의 소득 가능 기간, 소득 대비 이자 부담비율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주택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을 받을 때는 해당 지역 내 공급 물량이 얼마나 많은지,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 분양가는 적정한지 등을 따져본 뒤 청약통장을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부동산 매입 시 대출은 구입가격의 30% 이내로 잡아 안전투자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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