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동주택용지를 '손절'하면서 1400억원 이상의 계약금을 몰취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사가 사업을 포기한 일부 공동주택용지는 LH가 직접시행에 나서는 방법도 거론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가 공급한 공동주택용지 중 17개 필지가 지난해 해약됐다. 해당 필지의 총 토지매매대금은 1조413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건설사가 LH에 반환한 공동주택용지는 11건이었다. 주요 사업지는 △원주태장2 △경산대임B3·M1 △파주운정3지구 1·2·5·6 △남양주진접2지구 D-1 △영종하늘도시 공동주택용지 A51 등이다.
하반기에도 6건의 공동주택용지 해약이 이어졌다. 울산다운2지구 B-5와 LH 행정중심복합도시 주상복합용지 4-2생활권 H3, 순천도시첨단산업단지 공동주택용지 1블록이 대표적이다.
건설사는 토지해약 과정에서 공동주택용지를 매입할 때 낸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계약금은 토지매매대금의 10% 수준이다. 지난해 해약한 17개 필지의 토지매매대금을 고려하면 LH가 건설업계로부터 몰취한 계약금은 1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사는 지난 2024년에 25개의 공동주택용지를 반환했다. 토지매매대금만 2조7052억원이었다. 2021년에는 공동주택용지 반환 사례가 없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건, 5건에 그쳤다.
건설사들은 매입한 공동주택용지를 2년 연속 무더기로 계약을 취소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서울과 그 주변만 호황이고 나머지는 수요 빈약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집값이 8.71% 오를 때 경기는 1.37% 상승에 그쳤다. 반면 인천과 지방은 각각 0.65%, 1.13% 떨어졌다.
LH는 지난해 건설사가 반환한 공동주택용지 중 7개 필지를 같은 해 되팔았다. 특히 사전청약으로 인해 사업을 빠르게 진행해야 할 곳을 중심으로 새 사업자를 구했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파주운정3지구 1·2·5·6블록의 경우 2021년 인창개발이 7000억원대에 매입했다가 중도금을 내지 않아 지난해 5월 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그해 10월 재공고를 거쳐 4994억원에 재매각했다. 용지를 낙찰받은 건설사는 케이앤트다. 이 땅을 토해낸 인창개발과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이다.
또 사전청약을 진행한 LH 행정중심복합도심 주상복합용지 4-2생활권 H3블록도 재매각했다. 지난해 7월30일 금강주택이 계약을 해지한 곳으로 신영씨앤디가 370억원에 샀다. 이 외에도 삼일개발산업과 진아건설이 각각 울산다운2 B-5, 영종하늘도시 공동주택용지A51를 매입했다.

LH는 그간 건설사가 반환한 토지를 신속하게 매각하려고 했다. 대금 수납기간이 50%를 넘겼을 때 계약 해지를 요청하면 계약금을 포함한 납입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토지 리턴제'나 무이자 할부 판매 등의 판촉행사를 벌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건설사가 토해낸 시장성이 부족한 토지를 LH가 직접 개발해야 할 수 있다.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을 LH에 맡기려고 하면서다.
LH 관계자는 "현재 정부에서 공공택지를 앞으로 LH에서 직접 개발하도록 논의하고 있어 건설사가 반환한 공동주택 용지 활용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 같다"면서 "일단은 사전청약 단지는 빠르게 사업을 끌고 갈 필요가 있는 만큼 재매각에 나선 곳이 있었고 나머지는 직접시행 방식으로 사업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